다비드 자맹

by 신기루

프랑스 화가의 작품을 보러 갔다. 여의도나루역에 내려 걷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어선지 빌딩에서 사람들이 밀려 나왔다. 아, 나도 저런 좋은 빌딩에서 일하고 밥 먹으러 다녔으면 하는 생각이 났다.

30년간 꿀꿀하고 칙칙한 학교에서만 있었으니. 대졸자 중에서 가장 열악하다고 할 만한 공간에 있다고 자탄할 시절, 갈탄을 때며 교무실 난로 앞에 옹기종기 앉아 있었던 것이 89년도였다. 그 후도 몇 년간 더 갈탄을 땠고 주말에 학교를 지키느라 일직을 하고 남교사들은 숙직도 했다. 부모들의 입김이 세지기 전에는 냉난방도 잘 안 해 줘서 항상 춥고 더웠다. 그렇게 인생 1막을 끝내고 2막에 들어섰다. 2막이란 노동을 그만하고 노는 삶을 말한다. 평생 노동을 하고 이제 다시 놀이하는 시간으로 들어갔다. 아이처럼 놀다가 가야지. 임금 노동자는 아니지만 여전히 가사노동은 하고 있지만. 먹기 위해 최소한의 노동은 해야 하니까.

회사원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기분 좋게 나가는 걸 보면서 나의 과거 한 자락이 쑹 지나가고 ' 더 현대 서울'로 들어갔다. 전시장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결국 인터넷을 뒤져서 6층에 있단 걸 알아내고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면서 백화점 내부를 살폈다. 워낙 공간이 크다 보니 널찍널찍하게 매장들이 흩어져 있다. 아마도 전시를 보고 나면 다리 아파서 못 돌아다닐 것 같다. 6층에 내리자 카페도 있고 버거집도 있고 레스토랑 등 음식을 먹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되어 있다. 아침 10시에 도작해서 한산한 시간에 책이라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전시장 입구 도착.

먼저 그의 작품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랑

자유롭다. 어릴 적 그림을 그릴 때 한 치라도 빗겨 나가지 않게 색칠을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나. 그래도 매번 삐뚤빼뚤 벗어나는 내 그림 솜씨. 금을 벗어나지 않고 그릴 때 잘 그렸다고 칭찬받았는데. 이 그림들은 자유로운 붓질이다. 그러면서 색들의 조화, 역동적 분위기를 준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서 3가지 키워드가 있는데 자유(freedom), 온정(benevolence), 삶에 대한 사랑(love of life)이라고 했다. 그의 그림에서는 자유로움이 있고 따뜻하고 사랑이 담겨있다.

자유 살다
환희 댄서의 뒷모습
밤에 댄싱

그림들이 한 방에 있어서 연결해 봤다.

-자유롭게 살다. 밤을 즐기고 춤추며 즐겁게 살다- 그의 작품에는 밤도 많이 나오고른 색도 많이 나온다. 춤추는 듯 가볍게, 거침없이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작품 제목들도 자유롭다. 푸른 내면의 자화상, 정말 댄디한, 바람에 날리는 넥타이, 포스를 풍기는 걸음걸이 등.

그리고 가장 존경하는 화가가 고흐라고 했는데 고흐 그림을 오마주 하거나 유명화가의 그림을 오마주한 작품도 있다.

반고흐를 따른 꽃병에 담긴 아이리스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초상화를 오마주한 것도 있었다.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

마리 앙투와네트

우리나라 김연아나 헤어질 결심, 박찬욱, 윤여정 그림도 재미있었다.

그림을 찬찬히 봐야 하는데 자꾸만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좋은 걸 보면 찍고 싶은 욕구가. 못 말려. 사진 찍느라 한 바퀴 돌고 다시 와서 그림을 멀리서 보니 더 멋있어서 한 바퀴 돌고 나가기가 서운해서 다시 한 바퀴 더 돌다 보니 결국 2시간 감상하고 나왔다. 아, 다리 아파. 집에 거의 왔을 때 호두과자 냄새가 전철 역사 안으로 들어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한 봉지 사서 우적우적 먹어대며 올라왔다. 오늘도 참 잘 놀았다~~ 우리 모두 좋아하는 고흐 보면서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황후 엘리자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