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기루 Mar 22. 2023

아우슈비츠

감독  테리 리 코커

배우  루이스 커크, 클라우디아 그레이스 맥켈


 소년은 그림을 잘 그린다. 예술가적 성향을 지녔다. 히틀러소년단에서 성장한 그는 전쟁에 나가서 나라를 위해 충성하겠다고 하자 장교인 아버지 반대한다. 전쟁터에 나가봤자 죽음밖에 없을 것을 안 아버지는 그가 근무하는 수용소에 아들이 근무하게 한다.  러나 오히려 수용소는 그에게 더 이해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는 건축가였기 때문에 나중에 나치들이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집을 짓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집이 아니라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를 생각하는 집. 사람들이 끝없이 오고 가스실에 넣고 죽이고 하는 행동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의 집'에서 반성과 참회를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나치도 분명히 있겠지. '소녀의 상'을 보며 생각을 하라고, 반성하라고 하면 철거하라고 하는 이들이 지금도 있으니.

 이곳의 끔찍한 곳에서 공포를 느낀다는 그는 위생시설을 지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위생시설은 다름 아닌 가스실. 고문실, 조준사격실이다. 마른 사람을 조준사격 대상으로 했음을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는 명령을 거부하면 죽음만 있으므로 실행에 옮기는데 남자 인부와 한 명의 여자를 고른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영혼의 끌림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그녀는 남편과 함께 수용소에 왔고 임신 중이었다. 는 곧 가스실로 갈 남편과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주고 그녀의 출산도 도와준다. 그러나 그녀와 아이의 미래는 정해져 있었다. 가스실로 보내지고 는 가스를 넣는 일을 해야만 했다.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는 그림을 그린다. 그녀의 얼굴과 수용소에 있었던 사람들의 일그러진 얼굴들을. 나치 군인 중에서도 가끔은 사람다운 사람이 있어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갈등하는, 생각이란 걸 하는 인간이 있었겠지. 이 영화는 다른 아우슈비츠 영화와는 달리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다. 조용하고 차분하면서 유대인인 그녀와 장교가 서로 대화를 통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어떤 괴로움과 고통을 당하는지를 각자 이야기 한다. 유대인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명령으로 이루어진 체계 속에서 군인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고통을 받는 것이 대비되어 보여진다.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볼 수 있는 인류사의 비극, 유대인 학살을 다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올빼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