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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 글모음

웃는 여자

by 신기루

난 잘 웃는다.

어릴 적,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부모가 매일 싸워도, 아니 일방적으로 엄마의 잔소리에 아버지가 시달려도 밖에서는 유머 가득한 여자였다.

항상 친구들을 웃겨줬다.

집에 들어오면 스트레스니까 밖에서 푼다기보다는 밝은 아이가 어두운 환경에서 자란 거다.

웃고 있다고 그 내면까지 완전 밝은 건 아니다.

지금도 그렇다. 나에게는 완전한 광명은 없는가 보다. 내 인생은.

여전히 어둡지만 밝은 소식만 남들에게 전한다. 그들은 나를 완전 행복한 여자로 볼 것이다.


어두운 빛을 거둬 내려면 웃어야 한다.

오늘도 기쁜 소식을 전했다. 자랑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인데 아들 자랑 좀 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싶었다.


지금, 뭐가 힘드냐고 물으면

내 가정은 건강하다. 그런데 동생이 아프다.

맏이다 보니까 동생들이 힘든 게 계속 나를 누른다.


항상 웃는 사람도 한 켠에는 아프고 힘든 구석이 있다.

웃음 뒤에 슬픔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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