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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 글모음

은밀한 접촉

by 신기루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는

풍채도 좋고 점잖은 말투로

조용히 주변을 압도하며

막강한 지적 지위로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언제 내 옆으로 다가온 건지

손등으로 팔을 스치며 글씨 지도를 한다

사람이 가까이 붙으면

당연히 팔이 닿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워 완벽한데

이 찝찝함은 뭘까

이 찰나의 피부 접촉

성추행이라 하기에는 애매한 접촉

오래되고 숙련된 스킬

80이 넘도록 갈고 닦았을까?

평생 그렇게 살아도 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닌데

단 두 번 강습 받고 바로 끊었다

그의 고질병은 죽을 때까지 못 고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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