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넷

by 신기루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마음이 이리 무거울 수가. 보는 내내 감정 소비도 많았지만. 그 고통을 마지막엔 어루만져 줬으니 감동, 치유까지 되었다.

인간의 탄생은 고통 속에서 고통을 안고 태어난다. 때로는 누군가의 죽음 위에서 태어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태어난 자에겐 가장 큰 트라우마와 슬픔을 주기도 하지만 생명은 그렇게 탄생하기도 한다.

또는 생명을 주지 못 하고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게 하기도 한다.

햄넷, 또는 햄릿은 서로 혼용해서 불렀다는 자막과 함께 뭔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햄릿을 연상하며 보게 한다.

전반부에서는 전혀 연결고리를 모르다가 점점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어둠에서 빛이 솟구치듯 두 이야기가 맞닿는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고통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런 식상한 말을 표피적으로 읊어대는 우리들이 진짜 그 의미를 강하게 느껴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관을 나서며 한참 멍해지면서 무거웠던 영화였지만 새롭게 눈을 다시 뜨고 세상을 마주할 수 있다. 지극히 짧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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