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는 남편은 항상 불안하단다. 언제 자신의 수입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해서. 그래서 과도하게 일을 장시간 많이 한다. 평균 13시간 정도 일을 한다. 이 정도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기본일 수도 있다. 그런데 가끔은 플러스알파까지 하고 올 때가 있다. 안 해도 되는데 돈 때문에 하는 것이다. 무리해서 몸이 망가지면 1년, 2년 더 할 수 있는데도 못 하게 된다고 말을 해도 '다음부터는 안 할 거야.'라고 하면서 계속 또 하고 또 한다. 그래서 오늘은 기다리다가 지쳐서 혼자 밥을 먹고 나니까 이제야 들어온다. 밥을 차리느라 부엌에서 일을 하면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랬더니 안 쳐다본다고 뭐라고 한다.
'왜 안 쳐다봐?'
'꼴 보기 싫어서.'
일을 많이 하고 오면 '어구 어구 우리 남편, 돈 버느라 고생했네.'라고 추켜 줘야 하는데 오늘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일찍 와서 쉬어야 하는데 일을 더 하고 온 것이다. 매일 무릎에는 파스를 붙이고 살면서 잘 걷지도 못하고 '아고아고'우는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데 뭐가 반갑겠나.
'이제 말해도 안 들으니까 말 안 할 거야.'라고 하며 한껏 짜증 내며 밥을 차려 준다.
그래도 계속 짜증내면 기분 상할까 봐
'이 부침개 뭐야? 고소하네.'
'응, 감자 부침개.'라고 대답해 줬다.
저 바보를 더 닦달해봤자 뭐하나 싶어서. 핼러윈 축제로 인산인해를 이룬 티브이를 보면서
'자기보다 돈 없는 애들도 저렇게 노는데. 왜 놀지도 않고 일만 하냐. '라며 잔소리를 시작했다.
'여행도 안 가고 일만 하냐. 나 혼자 간다니까 삐지고. 같이 안 가니까 혼자라도 가려고 하는 거잖아.'
저 바보 눈에는 금세 잠이 솔솔 내린다. 언제쯤 정신을 차릴까. 오늘 13만 원 더 벌자고 초과해서 일 하고 온 남편에게 오래만에 산 옷을 보여줬다. 바지랑 카디건이랑. 금액은 말하지 않았지만. 말할 수가 없었다. 난 오십만 원 쓰고 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