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도서실은 책도 많고 소파도 넓적하고 별실도 있어서 어디 내놓아도 남부럽지 않다. 아이들은 도서실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한 시간이라도 선생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진도라는 것을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좀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라 도서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고 싶다. 그런데 몇 번 가다가 이제 가지 않기로 했다. 도서실 바로 위가 강당이다. 체육 수업 때문에 쉼 없이 쿵쿵 울려댄다. 층간소음이란 말이 생긴 지가 오래되었는데 그 당시 건축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이렇게 지었을까. 우리 학교는 2003년에 지어졌는데 더 오래된 학교도 이렇게 설계를 하지는 않았다. 대부분 별도로 건물 한 층을 세워서 체육관이나 강당을 만든다. 또는 건물 가장 우측이나 좌측에 강당을 만든다. 대체 설계자의 머릿속에는 강당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강당이란 곳의 쓰임새를 알고나 지었을까? 도서실에서 책을 읽을 수가 없다. 계속 쾅쾅 울려대는 통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도서실에 계속 오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수업을 제낄 수(?) 있으니까.
'얘들아, 샘이 교실에서 책 읽는 시간 줄 테니까 도저히 머리가 아파서 여기서는 못 하겠어. 그러니까 책을 빌려서 교실에서 읽자. '
아이들의 반응도 그리 나쁘지가 않다. 책 읽는 시간을 갖는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교과서를 한 시간이라도 멀리 하고 싶은 거다.
지금도 창밖에서는 포클레인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운동장 수리를 한 달간 하고 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삑삑 공사장 소리가 들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교무실에 앉아 있어도 머리가 아프고 교실에서도 소음 때문에 창문을 닫아야 했다. 아무 때나 공사를 할 수 있는 곳도 학교이고 도서실 위에서 마구 뛰어놀 수 있는 곳도 학교이다.
참, 맨 처음 이 학교에 왔을 때 사실 도서실에 오기가 싫었다. 왜냐하면 도서실 아래층이 급식실이다. 음식 냄새 솔솔 맡으면서 책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음식 냄새는 냄새만 맡으면 역하기가 쉽다. 특히 단체 급식 냄새는 튀김 냄새나 온갖 음식의 뒤범벅 냄새들이 연기를 피워 올리며 악취에 가깝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서 앉아 있다 보면 위층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결국 포기하고 나온다.
누군가가 창조한 참으로 희한한 도서실을 소개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