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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엘리아나 Nov 10. 2022

김희애 언니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

얼마 전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추억의 프로그램인 '무도'(무한도전)를 다시 보게 됐다.

이날 방영한 회차는 '무도'멤버들이 각자 게스트를 초대해 결혼 축가곡을 불러주는 '웨딩 싱어즈' 편이었다.

'그때 이런 것도 했었지' 하면서 보다 그 당시에는 지나쳤던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축가를 부르는 중에 한 김희애 언니의 말이었다.

신랑 신부님, 대박 나셔서 아파트 한 채 장만하세요.

새 출발을 하는 신랑, 신부에게 하는 특별하지 않은 덕담이었지만 그 문장 중에 한 단어가 눈에 띄었다.

그냥 집도 아니고, 주택도 아니고, 빌라도 아니고, 콕 집어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라고 했다.

혹시나 정확히 못 듣는 사람 있을까 봐 큼지막하게 노란색으로 강조하는 자막까지 써줬는데 그걸 놓쳤다.

본 방송일은 2016년 5월. 그때 희애 언니의 조언을 듣고 그때부터 열심히 알아봐서 2017년에 아파트를 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왕 이렇게 본 거 정확하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 내가 살고 싶은 아파트의 지금 시세와 2017년도 초의 시세를 비교해 봤다.

현재 호가는 13억이며 최근 실거래가는 12억이었으며 2017년 1월의 실거래가는 5억 5,400만 원~6억 5,000만 원이었다. 5년 동안 2배 정도 오른 셈이다. 아마 부동산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이런 상황은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걸 후회하는 건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렇게 급격히 오를 거라는 예상 못했을 것이다. 그래프에서 보듯이 15~18년도까지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하다 18년도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21년에 급등한 걸 볼 수 있다. 부동산이 이렇게 급등한 건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코로나일 것이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코인, 주식과 함께 부동산도 급등했다. 시류에 편승해서 코인이나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크게 자산을 늘렸지만 상대적으로 예, 적금만 하던 사람들은 자산이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됐다. 아마도 대출을 덜 받기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집 장만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의 박탈감은 더욱 컸을 것이다.

나도 예, 적금만 하던 사람으로 뒤늦게 주식에 뛰어들었는데 초반에 반짝 이익을 보다 현재는 마이너스 상태이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도 아무나 하는 걸 아님을 느끼며 하던 대로 예, 적금이나 들 걸 하며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최근 판도가 또 바뀌고 있다. 오름세가 있으면 하락세도 있는 법.

올해 하반기부터 주춤하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 확 내려간 건 아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까지 하락세가 이어갈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멀어져 가던 내 집 장만의 꿈이 아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더 가까워지려면 돈을 빨리 모아야 한다.

그런데 때마침 예, 적금파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예, 적금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5월 빅스텝(0.5%)을 밟으며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6월부터는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0.75%)을 밟고 있다. 미국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나라여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으며 함께 상승 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기준 금리를 11월 24일에 발표하는데 인상은 확실시되며 빅스텝 일지 자이언트 스텝 일지의 결정만 남았다. 그래서 올봄만 해도 2~3%였던 예, 적금 금리가 최근 예금은 7%, 적금은 10%(제2 금융권)까지 등장했다. 11월 24일에 인상되는 기준 금리를 반영하면 더 높은 금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당분간 예, 적금 중심으로 재테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한 경제 변화를 겪어보니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몇 가지 느꼈다.

1. 결혼과 상관없이 내 집 장만에 대한 준비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2. 개미가 주식으로 돈 벌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3. 영원한 상승세도 하락세도 없다.

4. 내가 기대하는 예전 집값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하락세가 이어질 때 급급매를 노려야 한다.

5. 경제 위기는 주기적으로 오며 회복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위기를 기회 삼아 돈을 버는 사람들은 항상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당분간 예, 적금에 집중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돈을 모으며 부동산 동향을 주시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금리도 언젠간 다시 떨어질 것이고 그럼 또 다른 투자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때를 위해 경제 동향과 함께 방향성을 공부해 보겠다.

기회는 반드시 다시 온다.

희애 언니의 최고 유행어를 되뇌며 다짐해본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기준 금리는 빅스텝도 자이언트 스텝도 아닌 0.25%의 베이비 스텝을 밟으며 3.25%로 마무리했다. 그래서 상승세였던 예, 적금 금리는 주춤하고 있다. 그렇지만 12월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면 반짝 인상 가능성이 있어서 나는 일부는 적금과 예금을 새로 가입했고, 추가 가입은 관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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