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엘리아나 Feb 09. 2020

서른일곱 늦지 않았다. 일도 사랑도

서른 즈음부터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리고 구체적인 주제와 어떤 형식으로 글을 쓸지 정하지도 않고, 제목만 먼저 정해놓았다.

'서른일곱 늦지 않았다. 일도 사랑도'

제목을 정해놓으니 주제와 형식이 확정이 된 셈이었다.

나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써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제목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서가 붙는다. 새로운 일과 사랑을 성공 또는 어느 정도 진행 중이어야 하고, 서른일곱 즈음이어야 한다.


왜 하필 서른일곱이었을까?

서른넷, 다섯은 이른 것 같고, 서른여섯, 서른여덟은 어감이 별로다. 서른아홉은 마흔을 넘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느낌이다. 그래서 서른일곱이 딱이었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어느덧 서른일곱이 되었지만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못했고, 사랑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래서 슬프게도 그 제목은 내가 책을 내더라사용할 수 없는 제목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아예 못 쓸 제목은 아니었다.  

마흔, 마흔 하나, 마흔둘... 나이만 달라지면 저 제목은 유효하다. 문제는 마흔이 넘은 지금도 새로운 일과 사랑을 시작도 하지 못하는 데 있다.

17년 전 입사했던 회사에 여전히 다니고 있고, 남친도 없다. 하지만 2020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 '마흔 하나 늦지 않았다. 일도 사랑도'를 쓸 수 있다.

올해는 이 제목의 책을 쓰기 위해 달려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