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저즈 - Grandpa (1986)
오늘날 우린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운 정치·경제·문화·의학·과학적 호사를 누리고 산다. 그런데도 늘 과거를 그리워한다. 영어에도 ‘good old days(좋았던 옛 시절)’란 말은 있어도 ‘good new days’란 표현은 없다.
더 저즈는 나오미 저드와 와이노나 저드로 구성된 모녀母女 컨트리 듀오로, 2집 《Rockin' with the Rhythm》의 수록곡 <Grandpa (Tell Me 'Bout the Good Old Days)(이하 <Grandpa>)>로 두 개의 그래미를 수상했다.
이 곡이 가진 힘은 카펜터스의 <Yesterday Once More>와 비슷한 노스탤지어의 마법에 있는데, “나는 페이스북보다 페이스-투-페이스(직접 사람을 만나는 것)를 선호한다”는 나오미의 생전 인터뷰처럼, <Grandpa>는 좀 더 온정 넘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노래이다.
전에 KBS <인간극장>에서 지리산에 혼자 사는 할머니 한 분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할머니는 냇가에서 우렁이를 잡으며 말했다.
“내가 어릴 땐 여자애들끼리 냇가에서 목욕하면 남자애들이 우리 옷을 죄다 훔쳐가 버렸어.”
순간 흠칫했다. 명백한 범죄 행위였다. 절도는 물론 요즘 같으면 성범죄까지도 적용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할머닌 말을 이었다.
“에이그, 그때가 참 좋았는데.”
이젠 그마저도 그리운 추억이 되었나 보다. 할머니라고 당시 왜 수치스럽지 않았겠는가. 그땐 할머니도 수줍은 소녀였을 텐데. 하지만 그 또한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단편斷片이기에 이제 와 생각해보니 애틋했던 게 아닐까.
누군가에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올리비아 핫세일 수도 있고 아이유일 수도 있다. 내 인생 최고의 만화가 어떤 이에겐 『로보트 태권브이』일 수도, 『원피스』 혹은 『하이큐!!』일 수도 있다.
나의 그것이 남의 것보다 늙고 낡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내겐 그것이 최고다. 그때 그 시절 그때 그 사람과 함께 한 그때 그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어른은 한때 어린아이였지만 그걸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