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자녀는 적정한 시기가 되면 부모의 품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부모는 그것이 순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허전한 마음에 자녀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무언가 해주고자 애쓴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독립적으로 자랄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주체적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자립심을 키워주어야 한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춰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부모도 자녀도 독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려는 자립심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도 알려주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독립할 시기가 지난 자녀들을 부모가 여전히 끼고 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사회적,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의 성공에 집착하다보니 자녀를 자립시키는 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성공하면 자연스레 자립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마마보이’, ‘파파걸’에 대한 신문기사들이 가끔 올라온다. 요즘은 ‘캥거루족’, ‘자라족’에 대한 뉴스도 심심찮게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자립심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부모를 의지하며 사는 것이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시간과 돈 등 많은 것을 희생한다. 엄밀히 말하면 시험 점수를 위해 희생한다고 봐야겠다. 자녀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하지만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자녀들은 공부만 하면 다른 모든 것은 하지 않아도 용서가 되고 이해를 받는다. 입시 때문에 자녀가 자립심을 키울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녀의 성공을 바라며 평생 책임질 것처럼 모든 걸 쏟아 붓는다. 하지만 이러한 희생이 결국 자녀의 홀로서기를 가로막는 엄청난 잘못임을 알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아이들은 입시를 강요받는다. 또 자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느라 바쁜 부모들로 인해 가정에서 적절히 교육 받지 못한다. 오로지 학교와 학원에서 입시를 위한 지식만을 주입 받으며 자란다. 스스로 선택권 없이 공부만을 강요당한 아이에게 자립심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또 공부에 대한 책임감은 자녀에게 부담으로 다가선다. 제대로 된 자립심과 책임의식을 키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자기중심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한 것은 물론 사회성과 인성도 부족한 어른으로 자란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3번의 독립을 거치며 성장한다. 첫 번째 독립은 육체적 독립으로 태어나서부터 초등학교까지 이루어진다. 두 번째는 중, 고등학교 때 사춘기를 거치며 부모로부터 정신적, 감정적으로 독립하는 시기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할 시기 즈음에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을 한다. 자녀가 온전한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와의 친밀감과 안정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부모의 격려와 지지를 받으며 아이는 자립심을 기르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립심을 기르기 위해서는 한걸음 물러서서 기다릴 줄 아는 부모의 마음이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의 발달단계에 맞춰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성공경험을 쌓을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부모가 직접 나서서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봐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한국 부모는 아이가 아직 연약하다는 이유로 안전을 위해 자녀를 통제한다. 또 학업을 이유로 조바심을 내며 다른 것을 해볼 기회를 박탈하기도 한다. 결국 아이는 자립심을 기를 기회를 잃어버리고 커서도 의존적인 사람이 된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들에게도 집안일을 분담하여 맡게 함으로 자립심을 길러준다. 이스라엘의 한 잡지사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집안일을 잘 도운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차이가 있다. 집안일을 잘 도운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실업률은 1/15, 범죄율은 1/10에 불과했다. 그리고 평균 수입은 20%정도나 높았다고 한다. 또 한 종단연구에서 아이들을 추적 연구해 발표했다. 그 결과 집안일을 도운 아이들이 가족관계와 교우관계가 좋았으며 학업성적도 더 뛰어났다. 우리도 가정에서부터 아이에게 자립심을 기를 기회를 주고 가르쳐야 한다. 자녀의 나이와 발달에 맞춰 심부름과 작은 일부터 책임을 맡아 할 수 있게 하자.
아이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해내는 경험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욕을 북돋아주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어야 한다. 칭찬과 격려는 아이에게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심어준다. 조금 서툴더라도 아이의 노력과 과정에 의미를 두고 스스로 해낼 수 있게 격려해주자. 결과에 초점 두고 칭찬하면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과정을 즐기지 못한다. 아이들이 한 차원 높은 도전을 위해서라도 과정을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보기에 쉬운 일들도 자녀는 처음 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이가 낯설고 힘든 상황을 마주할 때 스스로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할 수 있다”, “천천히 해보자” 등의 말로 응원하고 혼자 힘으로 하도록 격려해 주자. 아이가 힘들어하고 다시 도움을 요구한다면 힌트를 주고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 해낸다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실패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자녀가 자립심이 있는 아이로 성장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더불어 세상을 바꾸는 리더십도 갖춘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