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남매의 얼굴이 똑같아요-
우리 집 아이들은 두 살 터울 남매다.
첫째가 아들, 둘째가 딸-
모두 각자 다른 개성의 에너지를 지니고 태어났다.
같은 배속에서 나왔지만 성격도 취향도 요구하는 것도 너무나도 다른 둘.
나는 둘의 성별이 달라서 그런지 얼굴이 그리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지만 우리 친정 엄마도, 지인분들도 하물며 과일가게 사장님도 둘이 똑 닮았다고 하는 이야기들을 여러 번 듣곤 했다.
그럼에도 나는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들과 딸이 서로 장난 반 싸우는 거 반 느낌으로
서로 ‘못생겼다’ 고 계속해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과 딸에게 이야기를 했다.
- 너네 둘이 똑같이 생겼어. 서로 못생겼다고 놀리면 자기
자신 보고 못생겼다고 하는 거야
- 오빠 멋있다, 너 예쁘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러다 증명의 사건이? 일어났다.
주말 아침, 다 같이 옹기종기 안방 침대에 모여 누워있었다.
서로 끝말잇기를 하던 중 아들이 우리에게 말했다.
- 근데 우리 둘이 정말 똑같이 생겼나 봐요
- 왜?
- 제 핸드폰 얼굴인식인데 동생 얼굴로도 잠금이 풀려요
- 엥? 설마
-진짜예요
아들은 본인의 핸드폰을 가져왔고 딸아이가 화면에 얼굴을 대는 순간! 어머나, 정말 인식이 되어 잠금이 풀리는 것이다
믿기지가 않아서 다른 이런, 저런 방법으로 여러 번 해봤지만 정말 아들 핸드폰 잠금이 딸아이의 얼굴로도 풀리는 것이었다. 정말 우리 모두가 배꼽 빠지게 깔깔깔 웃어댔다.
기계도 인정하는 닮은 둘의 얼굴 신기하고 웃기다
이렇게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웃고 울고 하겠지만
이렇게 똑 닮은 가족이 있다면 힘든 상황일지라도 모두가 함께라면 털어내고 웃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