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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Aug 01. 2024

우리는 관종

아들과 나의 공통점.

아닌 척하는 내성적인 관종들이라는 것


내가 관종인걸 알게 된 처음은 네이버 블로그를 올리면서부터였다. 처음 시작하고 하루하루 매일 끄적여서 올렸는데

올린 지 몇 분 채 되지 않았음에도 핸드폰만 붙잡고 조회수와 하트 개수가 몇 개인지를 얼마나 신경 썼는지 모른다


계속해서 체크하면서 혼자 기분이 업 됐다가 다운 됐다가 하는 현상들이 반복되었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하루에 한 번씩은 무조건 업로드했던 시절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 관종의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하루 단위로 체크하는 조금의 넉넉함이 채워진 상태이다.


너무 스스로를 닦달하지 않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찾아왔다.


누가 내 아들 아니랄까 봐 아들이 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이 해보고 싶다 하여 본인이 게임하는 걸 영상으로 녹화하여 유튜브에 올려줬는데 세상에나, 2분에 한 번씩 몇 명이 봤냐며 나에게 묻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다.


처음엔 신나서 그런 거니 이해하고 말해주고 알려주고 친절하게 해 줬지만 계속해서 반복되니 친절이고 나발이고 그만하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던 중 한 명의 구독자가 늘게 되었다.

아들은 본인의 영상으로 인해 구독자가 늘었다며 아주 신나 하고 자신감이 더욱 업 되어버렸다.


물론 아들의 게임영상일 확률이 높지만 사실 아들과 같은

시점에 나의 요리 동영상도 같이 올렸던 터라 속으로는 아들이 아닌 내 것으로 인해 생겨난 걸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절대 티 내지는 않았다.


한 명 생겨나니 나도 궁금해졌다. 조회수가 몇인지-

아들 안 볼 때 들어가서 조회해 본다.

정말 아들의 영상이 나의 영상보다 조회수가 월등히 높다


아들이 물었다.

- 우리 몇 명 봤지?


그때 확인하는 척하며 알려줬어야 하는데 0.1초의 쉼 없이

몇 명이 봤다고 대답하는 나를 보며 아들이 웃는다


왜, 뭐, 그 웃음의 의미는 뭔데?!

그 엄마의 그 아들이다 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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