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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Feb 26. 2024

걱정 버튼

찬란한 앞날을 응원할게


딸을 간절히 원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딸을 낳기 위해 둘째에 도전했지만 몸 상태가 많이 달라져서 그랬는지 첫째와는 다르게 임신이 잘 되지 않았다.

끈질긴 노력 끝에 간절함의 결심을 맺게 되었고 난 그토록

원하던 딸아이를 낳았다.


유독 어릴 때부터 울음이 많은 아이였다. 첫째와는 너무 달랐던 둘째. 항간에는 아들보다 딸이 키우기 쉽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여기서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아이의 기질에 따라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땐 그 울음이 나를 힘들게 만든다고만 생각했지 아이의

불안이 함께 스며들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 울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서로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상태라 그럴 때마다 황남편과 나는

참 많이 싸웠다.

( 그 시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일 많이 싸우지 않았나)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그 힘듬은 다행히도 아이가 한 살 한 살 성장하면서 조금씩 나아졌다.


다른 부모들은 아이가 크는 게 아깝다고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고 하지만 나와 황남편은 3살 되면 4살 되길 바라고 4살일 때 5살 되면 더 나아지겠지 하면서 지내오니 아직도 실감은 안 나지만 이 아이가 7세 졸업을 했고, 8살이 되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너무 다행이고 감사한 건 아이가 너무 잘 성장해 줬다 요즘도 딸아이의 모습을 볼 때면 애기 때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미안함이 가득 차오르지만 어차피 되돌아갈 수 없는 일일뿐더러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거 같지 않아

현재의 집중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앞으로도? 너무 부족한 엄마이고 엄마겠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먼저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아이가 나에게 매 순간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만큼만이라도


얼마 전 퇴근 후 몸이 안 좋아 힘들어하던 나를 본 딸은

새벽녘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난 뒤 잠이 가득한 그 잠결의순간에도 눈을 비비며 나의 몸 상태를 걱정해 주었다.

내가 뭐라고...


아직도 나에게는 너무 아기 같은 이 아이가 이제 초등학생이 된다니 모든 것이 걱정이 되어 걱정버튼이 눌렸지만 요즘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몰랐던 부분이 많구나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어차피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 스위치가 올라갔던 걱정 버튼의 스위치를 내리고 이 아이를 믿고 용기를 주며돕는쪽으로 생각을 전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순간순간을 스스로 겪고 감당하며 헤쳐나가야 할 일이지만 그 속에서 조금 덜 힘들고 조금 덜 상처받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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