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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Feb 24. 2024

예의범절 인성 버튼

분명히 알아줄 것을 기대하며

나의 출근길은 사실 아무 생각 없는 멍~ 한 상태로 걸어간다.

(아무 생각 없는 시작이 무탈함을 뜻하기도 하다)

반면에 나의 퇴근길은 집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나름 계획을 세우며 생각을 한가득 안고 걸어간다. (본격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퇴근 후 집에 도착하면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은 할머니가 챙겨주시는 밥을 얌전히 앉아서 먹을 준비를 하고 있던가? 아니면 밥을 먹고 있던가, 밥을 다 먹었거나

아이들의 그날그날 스케줄에 따라 보이는 모습은 다르지만 상황은 거의 비슷하고  이러한 모습의 느낌을 좋아한다.


아침부터 쏟아진 빗줄기는 눈발로 변해 퇴근할 땐 많은 눈이 앞으로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조심조심 한발 한발 걸어 무사히 집에 도착 후 비밀번호를 누른 뒤 문을 열고 신발을 벗었다.


내 앞으로 다가온 아들의 얼굴은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었고

곧이어 나의 엄마인 할머니가 상처받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할머니가 밥 먹을 때 컴퓨터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자 아들은 본인이 알아서 하겠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버릇없게 이야기를 한 것이다.


유독 내 감정에서 제일 빠르게 반응하는 버튼은 예의범절이다. 내가 왜 이렇게 심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까 생각해 보다 비로소 그 이유를 아이들을 키우며  찾을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환경 탓인 영향으로 혼자서 스스로 주변 눈치를 살피며 자란 나는 조금이라도 틀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면 나를 미워할까 봐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무조건 사람들이 싫어할 거 같은 행동조차 하지 않도록 노력했고 지금까지도 나 스스로를 옳아 매고 살고 있다.


그러니 아들의 버릇없는 행동은 나의 스팀 올리기 딱 좋은 이유였고 아주 호되게 혼난 아들은 할머니께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자신의 잘못을 아니 다행이다)


절대 아이들까지 나만큼 눈치 보며 자라라는 것이 아니고 절대 나처럼 눈치 보며 크라는 것도 아니지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에서 가족에게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도

쌩판 남인 사람들에겐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요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기적인 사람들, 뇌를 거치지 않고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들로 많은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나 자신을 한번 더 옳아 맨뒤 다시 돌아보고 생각한다. 절대 저렇게 살지 말자고-


그러니 내 자식이 밖에서 싫은 소리 듣고 예의 없다는 소리

듣고 오지 않도록 이기적인 행동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알려주고 고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분명히


아들에게 나는 잔소리 대마왕-

가끔은 내가 생각해도 지나칠정도로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더불어 나아가며 살아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성이 채워지길 바라고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라 느낄 때가 올 것을 나는 알고 있고, 지금의 나의 잔소리가 영양분이 되어 뿌리부터 잘 돋아나길 인성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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