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너를 보며

by 은조

내성적인 사람이라?


지금도 그다지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긴 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아이들 덕이 가장 컸고-


쭉 돌이켜 생각해 보면 초등학생 때도, 중, 고등학생 때도 어딜 가도 주문하고 무언가를 소리 내서 말하는 것에선 늘 한 발자국 떨어져 있었고 늘 내가 아닌 옆에 있는 친구들이 말을 해주었다.


친구들 속에서 나는 원래 말을 못 하는 애가 되었고 어느 순간부턴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도맡아 내 것까지 다 챙겨주는 게 일상이 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친구들....


그런 내가 스물한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었다.

나도 표현을 잘 내뱉지 못하지만 내 옆엔 정말 말을 못 하는 갓난아기가 있는 상황 속에선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안 됐고 그런 상황이 현실로 나아가다 보니 나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내가 그저 내성적이라 나서지 못해 표현하지 못했다고만 생각했는데 자신감부족이었고 그 속에는 낮고 낮은 자존감에서 나를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딸아이가 밖에서 자신을 보여주고 표현할 때 부끄러워하고 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비칠 때면 그때의 나의 모습과 투영되어 마음이 심란해지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내 마음을 위로해 주려는 듯 아들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었다.


주말, 음식점에 외식을 간 우리 가족.

분명 3시 오픈이었고 문은 열려있었는데 사장님이 안 계시는 것이다. 나눠져 있지만 1,2층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20분 정도 기다린 우리는 사장님을 불러보기로 이야기를 했다.


장난반으로 아들에게 1층 가서 사장님께 주문한다고 말씀드리고 올 것을 말했는데 아들은 서슴없이 일어나 1층으로 성큼성큼 내려가는 게 아니던가? 표현하진 않았지만 나는 엄청난 긴장감 속에서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해맑은 얼굴로 다시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온 아들은

사장님이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며 대단하다는 나의 눈빛을 읽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원래 자리에 앉아 핸드폰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었다.


그 기세등등함, 당당함 속에서 나는 그 행복감과 가득 차있는 자존감을 볼 수 있었다.


어느 하나 구김 없이 가득가득 피어올라있는 아들의 그 풍족함이 단번에 남편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 번에 말하진 않았다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결국

너에게 나오노라 고백했다.


그리고 남편의 노력으로 나올 수 있는 건강한 자존감과 자신감이라는 것도 말이다.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환경 속에서 아빠라는 사람의 위치, 행동, 말투가 그 집안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지 누구보다 경험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감사를 표하고 싶다.


언제 어디서든 현실을 살아가면서 부정보단 긍정이 앞서 희망을 꿈꾸며 나아갈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 진심으로 귀하고 감사하고 부럽다.


너의 그 근거 있는 당당함이 무너지지 않길 지키는 것이 엄마인 나의 행복하지만 가장 두렵기도 한 소망이라는 것을 너는 모르겠지...?! 그래, 굳이 뒷 이야기는 알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지금만큼만 이유 있는 행복으로 당당하고 재미있게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너희들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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