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의 행복

야금야금 꺼내먹기

by 은조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주말이란, 기다려지는 날이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 주말은 너무나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내가 이토록 설레하며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가족과 완전체로 함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 특성상 평일 저녁에 집에 없는 황남편, 그러다 보니 평일은 거의 황남매와 나, 이렇게 셋이 보내야 하는 식이다 보니 주말부부가 아니지만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그런 환경 속에서 빈자리가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주말만 되면 황패밀리, 완전체로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기에 그냥 좋은 것이다.


반대로 나의 직업 특성상 토요일도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빨리 끝나긴 한다) 주변 조금만 둘러봐도 금요일이면 이곳으로 저곳으로 참 많이들 짧게라도 여행을 떠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우리만의 행복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 행복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 시작한 맛집 소개와 함께 내 이야기를 담은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면서부터였다. 글을 써서 올려야 한다는 명목하에 토요일이면 무조건 맛있는 곳을 찾아 외식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네에 있는 맛있는 곳도 찾아다니고 이미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가기도 하며 그렇게 먹고 또 먹고, 맛있는 걸 먹어서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가족이, 우리 황패밀리가, 함께하는 순간이라는 것이었다.


밖으로 밖으로 돌고 돌아 먹지만 술도 즐기는 부부라 웬만하면 동네 근처에서 먹는 편이고 바깥으로 멀리 나가는 건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다.


또한 아무리 맛있는 맛집이라고 해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 우리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곳 우리만이 편하게 갈 수 있는 곳 위주로 맛집을 찾아 즐기며 자연스레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우리 동네 맛집 리스트를 보게 되었는데 성신여대에 있는 팔백집, 쫄갈비가 그렇게 유명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처음 보자마자 그 화면을 캡처해 황남편에게 보냈다.


이런 곳도 있다-라는 느낌으로 보냈는데 황남편은 역시? 이미 알고 있는 터라 순간의 마음이 약간 황당하긴 했지만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기에 찜찜한 기분은 날려 보냈다.


그러다 지난 토요일, 여느 때처럼 뭐 먹을까 고민하면서 지난번 캡처해서 보냈던 팔백 집 사진을 다시 황남편에게 보냈다.

토요일이면 쉬고 싶어 귀차니즘이 심각하게 많이 발생하는 황남편이라 당연히 약간의 부정적인 반응이 날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예상과는 정반대인 긍정 반응이 날아왔다.


황남편은 부지런히 아이들과 준비해 나의 퇴근시간에 맞춰 나왔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기분이 상당히 좋아졌다.

비록 미세먼지는 심했지만 마침 날씨도 따뜻하다 못해 더울 정도로 쨍쨍하던 날씨였기에 우린 살살 다 같이 발을 맞춰 기분 좋게 걸어갔다. 그곳까지-


걷는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더니 예상보다 금방 도착했고 역시나 맛집답게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기다려야 했는데 다행히 대기가 길지 않아 앞에 한 테이블 먼저 들어가고 나서 다음 차례로 우리도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빨리 들어간 것도 좋았는데 더욱 운이 좋게 우리가 안내받아 앉은자리 자체가 소파 안쪽으로 여분의 자리가 있는 곳이라 모두 겉옷을 벗어 그곳에 모아 놔두니 뒤에 걸리 지도 않고 떨어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너무 편한 자리였던 것이다.


그런 사소한 작은 것들이 큰 행복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비율의 이유를 차지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다.

자리도 좋고 몸도 편했으며 나도 이곳을 드디어 와봤구나 하는 만족감의 순간을 느끼며 다시 한번 좋았고 거기다 맛있는 음식이 있음에, 그 음식을 황남매도 잘 먹고 있음에 감사하자행복감이 솟아올랐다.


음식이 나오고 먹기 전 음식의 사진들을 찍으며 한껏 들떠있는 나를 발견한다. 음식들과 내 이야기를 풀어 올리면 하트들 많이 눌러주겠지? 조회수도 많이 늘어나겠지? 결론은 내 거 많이들 봐주겠지- 올릴 거리가 있다는 게 참 좋은 순간들


팔백집은 이름만, 유행만 탄 맛집이 아닌 정말 맛있는 곳이었고 이렇게 맛있는 걸 먹고 나면 시간도 돈도 아깝지 않게 느껴지지 않다는 것이 참 좋다.


주말의 시간은 아주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평일을 힘차게 잘 살아내기 위해선 주말의 일상이 참으로 중요하게 삼아진다.

주말 일상 속 상황들, 사진첩을 가득 채운 사진들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순간 생각에 잠기게 되며 떠올릴 수 있는 그 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번외 이야기지만 황남편이 팔백집에서 고기를 먹으며 말했다. 사실 내가 이곳을 가자고 문자를 보냈을 때 문자 창에 조금 쉬고 싶다는 글을 썼다가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 직전 싹-지우고 나에게 보냈던 긍정을 담은 대답의 글을 썼다는 것이다.


비록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가족을 위해 분위기를 맞춰 자신의 생각을 바꿨다는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졌다. 이런 부분이 되게 사소하고 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결코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보다 타인을 위한 감정을 우선시했다는 것은 쉽지 않을뿐더러 너무나도 대단한 일이란 걸 나는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그 순간을 즐기고 행복할 수 있었다.


이젠 황남매도 주말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는 평일에 나에게 묻는다. 이번주엔 어디 가고 무엇을 하는지 말이다.

이 아이들에게도 주말은 점점 특별한 날, 함께하는 순간이 행복한 날도 변해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황남편이 말했다.

당신이 주말마다 맛집 가고 나가자고 하는 마음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고, 어느 순간 황남편 본인도 사진을 보며 그 감정을 다시 느끼며 주말의 행복을 발판 삼아 평일에 야금야금 꺼내먹으며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거 같다고,

그래서 이젠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