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왜 그러세요?

참지 말기

by 은조

황남편이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왜 당신한테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지난 일요일, 교회가 끝나고 황남매의 성화로 10시에 맞춰 오픈하는 다이소를 갔다. 시작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터라 우리는 1등으로 들어갔고 아들은 자신의 용돈으로 산다며 신나서 끈적이 도마뱀? 장난감을 찾고 있었다.


장난감을 고르기에 열중해 교회에서 받은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실수로 바닥에 한 움큼 흘린 것이다. 나는 바로 손으로 주워 담았고 버릴 곳이 없어 한 움큼 쥐고 있었다.


그것 말고도 손으로 들어야 할 짐이 많았기에 카운터에서 계산을 기다리던 중 (현금은 카운터) 손에 들고 있던 과자를 보여주며 버릴 곳이 있냐고 물었고 단칼에 없다고 하시길래 알겠다고 대답하고 손에 이고 지고 불편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직원분은 몇 분이 지나도 계산을 해주지 않으시고 뭔가를 하고 계시는 것.


혹시 계산하는지 모르시는 걸까? 해서 나는 계산할 거라고 말씀드리니 직원분께서 하시는 말-


“고객님 잠시만요, 제가 이거 하던 거만 마저 하고 결제해 드릴게요”


그럴 순 있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기분이 좀 찜찜해질 그쯤 다른 한방을 날리셨다.

과자를 한 움큼 들고 있는 내 손을 보며 -


” 그 과자 밖에 비둘기 밥으로 주시면 되겠네요 “

(계산이나 해주시지)


그냥 아무 말 말고 가만히나 계시지 왜 그렇게 말을 하시는지

그 이야기를 듣자 나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로 표정은 구겨지고 있었다.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져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다이소를 나왔고 길가에 있던 쓰레기통에 장난감 껍질을 버린다며 뜯고 있는 황남매를 기다리며 신호등 옆쪽으로 서있었고 딸아이가 먼저 내 옆에 와서 아들을 기다리며 같이 서 있었다.


앞에 신호등에선 5라는 숫자와 함께 초록색 사람 모양이 깜빡깜빡거리고 있던 그 순간 저 뒤에서 달려오던 아저씨 그 넓디넓은 길을 두고 굳이 나와 딸아이를 밀치고 뛰어갔다

-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시나요?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얼마 전 다 같이 사장 길을 걷고 있다가 황남편이 옆 매장에 들어가 뭘 사 오는 동안 나와 아이들을 길가 한구석에 서 있었다.


그렇게 황남편을 기다리며 서 있는데 그냥 길을 걷던 할아버지? 는 갑자기 우리 앞에 서더니 아무 말 없이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황남편이 매장에서 나와 우리 곁으로 다가오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본인 갈길 가시던 할아버지. - 왜 그러시냐고요 정말


내가 겪었던 일을 말로만 황남편에게 전달할 땐 잘 믿기지 않은 눈치로 대꾸했던 황남편도 막상 본인이 곁에서 몇 번 보다 보니 이제야 내 이야기를 이해하며 믿기 시작했다.


한때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문제에 대한 답을 나에게 찾고 있었다. 그래서 작은 키가 문제인 건가, 아니면 순하게 생긴 인상이 문제인 걸까, 화장을 진하게 해 볼까?!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딱 나에게 와닿는 것들은 없었을뿐더러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 그들의 잘못인 것을 그 사람들의 태도 때문에 내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이 짜증스러웠다. 별 눈치를 다 보고 있는 내 스스로가-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그리 깊게 생각하진 않았었다.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조금 내가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았기에- 그러나 황남매와 함께 있을 때도 자꾸 피해 보는 상황이 생기니 더 이상은 참는 걸로 해결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에서 한참을 우리를 보고 있던 그 할아버지가 지나가고

아이들은 나에게 물었다. 왜 우리를 보고 있던 거냐고-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고민도 되며 내가 가만히 있었으니

나중에 혹시 아이들이 이런 일이 일어나도 엄마처럼 아무 말 못 하고 가만히 당하고? 있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드리며 살아간다고 생각이 들자 이건 정신이 차려졌다.


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도 항상 참는 편이었다. 시장에서 너무 무례한 사람이 엄마한테 함부로 대할 때도 내가 더 화가 나서 말하면 엄마는 조용히 내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빠져나와 괜찮다고- 괜찮다고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며 점점 나 또한 괜찮다고 살아왔던 것이었다.

이제 나는 괜찮지 않고! 안 괜찮게 살아갈 것이다. 괜찮지 않을 땐 목소리를 높여 내 감정을 전달할 것이고 부당하고 무례한 행동엔 맞서 대응할 것이다. 나를 위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