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친구들 생일파티
봄에 태어난 친구들의 생일파티를 했다. 우리 반 열한 명 중 다섯 명이 봄에 태어났다. 출근길 빵집에 들러 초콜릿 케이크를 하나 샀다. 케이크 상자를 본 아이들은 흥분했다. 케이크 상자만으로도 파티를 한다는 기분이 드나 보다.
“와아.”
케이크를 꺼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산 기본 디자인의 초콜릿케이크였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케이크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좋아했다.
“선생님, 핸드폰 꺼내서 사진 찍으면 안 돼요? 제발요.”
DG이가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핸드폰은 일과 시간에 꺼내지 않는 게 약속이지만 생일파티인 만큼 허락해 줬다. 아이들은 신나하며 너도나도 가방을 뒤졌다. 그리곤 핸드폰보다 작은 손으로 야무지게 셔터를 눌러댔다.
‘찰칵, 찰칵’
“너무 예쁘다!”
“너무 맛있을 것 같아!”
분명 여러 번 먹어본 케이크일 텐데. 어떻게 저렇게 진심으로 감동받고 좋아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리스인 조르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주인공 조르바는 어린아이처럼 감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는 해변의 돌을, 바다를, 계란을 삶는 불꽃을 보며 감탄한다. 마치 태어나서 이 모든 것들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말이다. ‘조르바 정신’은 삶에 대한 순수한 감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둥글게 모여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소원까지 빌었다. 동그란 케이크는 열두 조각으로 공평하게 나눠 먹었다. 아이들은 케이크가 똑같은 크기로 잘리는지 뚫어져라 바라봤다.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마땅한 그릇이 없어 종이컵에 케이크를 담아 나눠줬다. MS는 종이컵 안에 우겨진 초콜릿케이크를 받더니 또 한 번 정성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사진을 찍는 MS의 얼굴에 감동과 설렘이 가득한 미소가 번졌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