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교야박(楓橋夜泊)이라는 시가 있다.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夜半鐘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달은 지고 까마귀는 울고 하늘엔 서리가 가득한데, 강가 단풍나무와 고갯배 등불은 마주보며 졸고 있네. 고소성姑蘇城 바깥 한산사寒山寺에서 울리는 한밤중 종소리가 이 배에까지 들리는구나"
당나라 때 시인 장계(張繼)의 시인데, 중국에서는 우리로 치면 김소월의 진달래꽃만큼이나 유명해서 교과서에도 실리고 일본에서도 아주 유명하다고 한다.
나는 이 시를 김용채 전 건설교통부 장관 덕분에 알게되었다. 김 전장관은 공화당과 자민련을 거치며 4선 국회의원을 한 정치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대한태권도협회 회장(1967~1971)을 맡아서 현재의 국기원이 만들어지는 토대를 마련해 태권도에도 크게 기여를 한 분이다. 김 전 회장은 스스로가 정통 태권도인이면서 서예가로도 인정을 받는 분이다. 나는 김용채 전 회장의 자택에 인터뷰를 목적으로 두 번 간 적이 있는데, 두번째 갔던 7년 전, 김 전 회장이 쓴 서예 작품 중에서 ‘풍교야박’을 보고 직접 설명을 들어서 알게되었다.
새삼 풍교야박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며칠 후에 이 풍교야박의 시비(詩碑)가 있는 한산사(寒山寺)를 가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산사 자체가 유명한 사찰이지만, 풍교야박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고 이 시비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청나라의 강희제도 그 중 하나였다.
나는 한산사가 이는 쑤저우에 11년 전에 갔었는데, 그때는 졸정원(拙政園)만 구경하고 다른 유명한 곳은 아무 곳도 가보지 못했다. 이번에 쑤저우에 가게되면, 한산사와 오나라 왕 합려가 묻혔다는 호구검지(虎丘劒池), 그리고 그 옆에 있다는 손자병법 손무의 손무정(孫武亭)만큼은 꼭 보고 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