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생각이 너무 한꺼번에 몰려와서, 생각에 압도 당해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나는 세상에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찾아서 끊임없이 묻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하나의 주제가 떠오르고 그걸 잡고 키보드 앞에 손을 갖다 대면 요술방망이로 두드린 것마냥 뚝딱하고 잘 정제된 글 한편이 나오곤 하는 것이다.
사석에서 만난 사람들은 보통 내가 특이하거나 별나다며 혀를 내두르거나 신기해하거나, 드물지만 이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생각들을 글로 풀어쓰면, 좋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거다. 이건 대체 뭘까? 말을 최대한 아끼고 생각을 정제하는 연습을 더 해야 하는 걸까?
이의 일환으로 나는 질문이 참 많은데, 사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해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려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그것이 단순 호기심이 아니라 고민에 관한 것이라면 결과적으로 답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왜냐하면 질문을 함과 동시에 그 질문 속에는 늘 답이 패키지로 함께 동봉되어 오기 때문이다.
오늘 역대급으로 머리가 복잡해서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글도 정리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키보드위에 올라 서보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어떻게 해서든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어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글을 쓰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여러 분야의 글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데, 이를 위한 여려 경연과 나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기회들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다. 그래서 기존에 내가 하던 루틴들이 모두 무너지고, 결국은 선택과 집중을 해서 매일같이 매달려야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생각하는 것, 많은 생각들이 몰려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라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게재하는 것쯤은 밥 먹듯이 꾸준하고 성실하게 할 수 있는 일일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 글로써 상업성과 연계되도록 할 무언가에 도전하고부터 남은 에너지가 없는 것인지 소재가 고갈된 것인지 나만의 글을 쓸 여유가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이러다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아서 한바탕 걱정의 터널을 달리고 왔다.
하지만 다시 이렇게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은 언제 그랬냐는 듯 능숙하게 탭댄스를 즐기고 있다. 그러니 나는 또 다시 일어나 앞으로 그리고 앞으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