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드디어.. 첫 풀코스 도전

22년 경주 동아마라톤

by 엄영재

2022년 10월 16일 경주

열심히 준비했던 첫 풀코스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훈련을 많이 같이 하진 못했지만

당시 대구마라톤협회 감독님과 과거 같은 크루에서

활동하셨던 분들과 총 5명이 함께 달리게 되었다.

(이날을 계기로 감독님과 같이 훈련을 하게 된다.)




풀코스 서브 3을 이미 수십 번 달성하신 감독님이

페이스메이커를 해주셨고 달리던 중간에 뒤를 돌아

보니 수십 명의 러너들이 우리 뒤를 따라 같이 달리

고 있었다.

하프코스를 지날 때까지는 정말 기분 좋게 달렸다.

경주동아마라톤 특유의 거리응원은 정말 좋았다.

호흡도 심박도 모두 안정적이었다.


28km를 지나는 지점에서 무리 중 한 명의 페이스

가 느려졌고 감독님도 같이 페이스를 낮추시기에

난 갑자기 혼자 달리게 되었다.

30km 지점에도 힘이 남았기에 페이스를 420으로

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싱글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33km부터 햄스트링에 통증이 느껴

졌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오르막 코스가 시작되면서

나의 페이스는 530까지 밀리게 된다.

첫 풀코스 피니쉬 사진

한번 느껴진 통증은 없어지지 않았고, 무릎 통증까

지 더해지면서 난 결국 멈춰 서서 스펀지로 무릎을

식혀가며 겨우겨우 달리기를 이어갔다.


혼자 달리게 되면서 살짝 올린 페이스가 몸에 무리

가 왔고 결국 대회 운영 자체를 망치게 된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 리듬이 무너졌고 이로

인해 케이던스는 떨어지게 된다. 다리를 빠르게

회전시킬 수 없으니 무리해서 보폭을 넓히게 되고

이는 더 많은 통증을 생기게 하였다.

피니쉬 동영상

이미 망쳐버린 대회였지만, 경기장 피니쉬 라인 부

근에는 어마어마한 응원 인파들이 있었고 이들의

응원은 잠시나마 통증을 잊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멋진 응원단들은 목표달성 실패의 아쉬

움을 첫 풀코스의 완주 기쁨으로 바꾸기에 충분했

다.

그래서 나는 피니쉬 라인에서 두 팔을 들고 활짝 웃

오면서 들어올 수 있었다.

지금은 메이저 마라톤 대회에서 서브 3 달성하는

러너들이 700명이 넘게 나오지만, 당시만 해도

서브 3 주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3시간 14분의 기

록으로도 남자부 67등이라는 순위를 얻는다.




마라톤은 축구나 농구와 달리 혼자만의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게 된다. 하지만 마라톤은 혼자 하는 운

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회장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같은 목표를 갖고 달리고, 앞사람을 추월

하기보다는 호흡을 맞추어 다 같이 함께 달리는 게

마라톤이라는 스포츠다.

훈련과정도 혼자 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경쟁보다는 함께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


이렇게 첫 풀코스 마라톤은 막을 내리지만, 서브 3을 향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하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7. 첫 풀코스 마라톤을 신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