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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Nov 24. 2022

열두 살 궁그미를 위한 수학

수학 개념을 미리 익혀서 낯설지 않게....

12살, 5학년이지만 수학연령 만큼은 5학년 같지 않은 큰 아이를 위한 책.

수학을 놀이마냥 아주아주 즐겁게 하는 극소수의 아이들이 아니라, '머지 않은 미래의 수포자 대기번호'를 발급받은 대다수의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대기번호 순대로 수포자 대열에 끼어들기 전에 서둘러 대기줄에서 빼내고 싶은 부모들에게도 추천한다.

한때 수포자 대열에 합류한 바 있는 대한민국 대표 수포자인 나 또한 아이가 나처럼 수학을 포기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워낙 어렵다고 느끼는 학문인지라 아이에게 어찌 접근시켜야할지 감이 오지 않아 난감해하곤 했는데 다행히 이 책에서 나 또한 몰랐던 수학개념을 재미있게 익힐 수 있었다.


책을 펼쳐보면 용어가 생소하긴 하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아련함이 느껴질 것이다. 아이 손을 붙잡고 주변의 과학관이며, 상상나라 같은 곳을 가서 한 번쯤은 체험해봤을 법한 내용이 가득하다. 물론 아이는 체험만 신나게 하고, 교육적인 내용을 담뿍 담은 설명글은 보지도 않았을 테지만....


부끄럽게도 수학 때문에 수능에 실패하고 대학을 낮춰서 들어가야 했던 수포자 엄마이지만, 아이들 데리고 과학관이며 상상나라를 제집 드나들듯 한 게 도움이 된 것일까?

'테셀레이션'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상상나라에서 아이와 함께 깔깔거리며 체험했던 만화경을 떠올렸다.

서로 빈틈없이 맞붙어있는 2차원 도형들을 테셀레이션이라고 하는데 벌집, 거북이 등딱지, 끝없이 이어지는 만화경 등이 대표적이다. 삼각형 문양, 사각형 문양, 오각형, 육각형 등... 손잡이만 옆으로 돌려주면 바뀌는 다양한 문양 속 우리 모습을 보며 깔깔댔던 기억이 난다.


꽃잎의 갯수에 숨겨진 피보나치 수열이나 원주율 파이 이야기 등 그 옛날 딱딱하기 그지없었던 수학의 정석에서나 보곤 했던 수학의 개념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물론, 그 설명조차 간혹 이해하기 어려워 난감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설명도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추상적 개념으로 가득찬 중고등학교 수학을 접하기 전에 이 책을 꼭 읽히길 권한다. 아이가 '생활 속 어디에나 수학은 있어.'라고 생각을 바꿀 수도 있을테고, 미처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라도, 교과서로 수학개념을 접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외국어 보다 더 어려운 수학 개념을 미리 인지해서 낯설지 않게만 해주어도, 고등학교 수학이 조금은 더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리라.

6살 난 작은 아이는 숫자를 좋아해서인지 형님 책인데도 제거마냥 책을 펼쳐보곤 했다. 특히 우주그림과 함께 숫자 0이 많이 나온 '엄청나게 큰 수'나, 다각형등을 재미있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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