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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안 가는 초등 고학년의 슬기로운 여름방학
보드게임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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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Earth
Aug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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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실외로는 갈 곳이 없다.
물놀이장도 물 오염이 우려되니 가고 싶지도 않고...
작년 농촌유학 땐 전교생 대상인 방학중 학교 방과후수업, 집앞 물놀이장(거의 유학생들만 사용하던)과 직접 수확한 옥수수, 텃밭표 야채들과 물총놀이만으로도 잘 흘러갔는데...작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서그런가...
올해 우리의 여름방학은 집과 도서관, 그리고 아주 간혹 과학관이 끝인가보다.
물론, 언젠가부터 6살 터울의 형제가 의기투합과 경쟁을 거듭하며 우리 집 거실 곳곳에 수북하게 쌓아올리는 중인 종이비행기들과 함께.....
카탄이 주 보드게임이었던 우리집인데, 세명 혹은 네명이어야 재미있다보니 방학을 맞은 큰 아이와 나 둘이서 하기는 어려웠다.
대안을 찾다보니 언니네에게서 받아놓고 잊혀질 뻔했던 스플렌더가 눈에 들어왔다.
표지 디자인이 꽤 심오해보이는데 반해 전략게임으로는 입문용이라 그런지 한두번 하고나니 요령이 눈에 확확 들어왔다.
보석토큰으로 카드를 사 모아 15점을 먼저 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
단순한 규칙에 비해 카드 전체를 보고 머리를 써야 하는데, 바둑으로 속칭 '잔머리'(큰 아이는 잔머리는 나쁜 이미지라며 전략!!이라고 주장하지만, 난 잔머리라고 놀린다. )를 굴리는 데 이골이 난 큰 아이와는 게임이 안 된다.
이렇게 질 순 없다며 큰 아이와 두 시간을 넘게 하다가 어린이집서 돌아온 작은아이마저 끼어들어 결국 저녁 시간 내내 한 것 같다.
두 아이 모두 바둑과 오목, 체스, 장기를 기본적으로 할 줄 알고, 작은 아이는 공간 지각 능력이 필요한 러시아워에, 큰 아이는 바둑이나 체스 같은 전략게임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렇게 각자의 영역에서 놀이를 즐기던 아이들이 카탄과 스플렌더로 전략게임에 입문하게 된 것.
결국 유학 시절 6학년 형님들과 했다며 미니빌을 사고 싶다는 큰 아이는 작년 바둑대회에서 받은 상품권으로 미니빌을 구입해서는 스플렌더와 카탄을 섞어놓은 듯한 미니빌에 빠져들었다
역시나 전략에 능한 큰 아이를 이기는 건 쉽지 않지만, 6살 터울의 7살 작은 아이도 그런 형아를 이기기도 하며 보드게임에 푹 빠졌다.
체감 4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
더위를 피해 간 구청 무더위쉼터에서마저 보드게임을 펼친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하루 평균 세 시간 이상을 보드게임에 쏟아붓고 있다.
(하루의 두 시간은 종이비행기, 세 시간은 보드게임.. 먹고 살아야 하니 대충 끼니 때우고 뒹굴거리다보면 하루가 또 간다.)
무더위 쉼터에서 펼친 스플렌더. 더위도 피하고, 건강한 놀이도 즐길 수 있으니 좋다. 다들 놀러나갔는지 쉼터에는 사람도 많지 않아 여유롭고 도서관은 아니지만 책도 있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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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였던 삼춘기를 보내고 평화로운 사춘기를 지나며 취미부자가 된 중딩, 뭘 해도 그저 귀여운 초딩 두 아들을 키우며 겪는 이야기를 끄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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