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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Sep 20. 2023

세계 시민 수업1 난민

처음부터 난민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없다.

난민에 관해 꽤 많은 책을 읽고, 리뷰도 남겨왔지만 이 책을 읽으니 난민에 대한 생각이 또 새로워짐을 느낀다.


불쌍하다. 도와야 한다. 라는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려 하기보다 난민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다 다양한 난민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려고 노력한 점.


MBC 다큐멘터리에 담긴 난민의 생생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서 독자가 난민의 심경을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

난민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들의 공통점과 난민을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점들도 조목조목 짚어준다.


무엇보다 감명 깊었던 건 티벳 난민 사례.

티벳 난민을 돕는 단체인 록빠를 소개하면서, '사직동 그 가게'라는 우리나라 경복궁 역 인근의 상점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달해준다.

방치된 티벳 난민 아이들을 위한 탁아소에서 시작해 지금은 엄마들이 일하는 작업장, 그 곳에서 만들어지는 수공예품을 파는 까페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인도 커리가 유명한 듯했다.)


우리 나라에 티벳 난민이 산다는 걸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내가 물건을 구입하면 티벳 난민을 도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 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기왕이면 아이들과 같이 가는 걸로....


티벳의 현실은 지리의 힘을 통해 이미 접한 바 있다.

일본이 우리 나라를 식민지배하듯 중국도 티벳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들어 알고는 있었다. (한족 이주 정책, 간판 교체 정책 등을 통해 우리나라 식민시대의 내선일체 처럼 한-티 일체 정책으로 티벳의 문화를 말살하는 중국) 뉴스 기사를 통해 들었지만 무심히 넘겼던 이야기들...)


난민 책을 읽을 때면 단골로 나오는 나라는 시리아, 콩고를 비롯한 서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는데, 티베트의 난민에 대해 소개한 책을 처음 읽게 된 충격은 꽤 컸다. 티베트의 현재가 우리나라의 과거와 겹쳐져서인 듯하다.

자원과 지리적 요충지라는 이유로 여전히 독립을 하고 있지 못한 티베트, 언젠가는 꼭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삶의 희망에 자그마한 보탬이 되어주고 싶다.

아이들을 위한 책 치고도 두께가 꽤 얇은 편에 속하기는 하나, 이 책에 담긴 생각거리 결코 가볍지 않다.


엄마인 내가 아이들을 위한 책을 읽다보면 늘 느끼는 거지만

한국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빠른 시간 내 정답을 골라내는 기술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한 주제에 대한 여러 책을 깊이 있게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엘리트 아이들이 교수님이나 선생님의 농담까지 필기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암기하는 현실 속에서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문제의 '정답 없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쉽지는 않아보인다.


최재천 박사님의 서울대 졸업 연설을 들으며 박사님 표정이 참 어둡다는 걸 느꼈다. 축하받아야 마땅할 자리,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연설할 수 있는 좋은 자리에서 박사님이 남긴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혼자만 잘 살지 말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달라.'


전쟁이 사라지고, 난민도 사라지고, 경쟁도 사라지고, 빈부격차도 줄어들고,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실현될 수 있는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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