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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이 역사를 이해하는 법

by Hello Earth

하루하루가 다이나믹한 시기를 살다보니, 매일매일이 역사가 된다는 게 실감나는 요즘이지요.

아이를 키우다보니 요즘 아이들 참 짠해집니다.

인생의 제일 황금같을 유년시절 코로나로 묶여버린 아이들. 그것도 서러운데 45년 만의 계엄까지....

부모인 저도 처음 겪는 걸 아이들이 겪네요.

나라가 어수선하기 짝이 없습니다.


방학이지만 아이는 학교에 갑니다.

역사 방과후 수업이 개설되었거든요.

몇 차례의 신청, 100% 폐강, 실망

을 거쳐 이번에는 드디어 수업이 개설되었습니다.

큰 아이 얘길 들어보니 중2 때 역사를 배우다보니 어머님들이 아이의 동의 없이 신청해버려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업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이 거의 다였다고.....하하하하...


어머님들, 감사합니다. 어머님들 덕분에 저희 아이가 썰 풀(?) 곳이....생겼....어요. (꾸벅)(꾸벅)


저희 아이는 역사 덕후 입니다. 국제 정치, 세계사, 난민, 전쟁, 사건들...등등. 정말 종류별로 소재별로 꽤나 많은 역사책들을 읽었고, 꽤나 많은 분쟁 관련 책들을 읽었고, 꽤나 많은 정치 분야 신문들을 섭렵했지요.

그런데 그 수많은 아이의 역사 지식을 풀어낼 곳이 없더라구요. 친구들 대다수는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서요....

그런데 이번에 선생님과 어머님들의 환상적인 콜라보로 아이가 드디어 수업을 들으면서 역사 토론(?)을 할 곳이 생긴 것이죠.(에미는 아이의 역사나 정치 이야기를 잘 안들어주고, 애비는 들어는 주는데 집에 거의 없으니까요....)


방학인데도 매일 수업을 들으러 가는 아이 얼굴이 밝습니다.

오늘은 어떤 질문에 대답을 해서 간식을 득템할지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억지로 끌려와 앉아있는 아이들이 대다수인 수업에서 눈 반짝거리면서 선생님 질문이나 강의 하나하나에 물흐르듯 답변하고, 가끔 선 넘는 듯한 시국 이야기와 역사 이야기를 질문으로 던져도 냅다 받아 치다보니 마냥 즐거운가 봅니다.

맞는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요.

줄탁동시(?), 선창제수(先唱弟隨?)랄까요.


고종과 민비 이야기를 하면서 선생님께서 슬그머니 질문 하나를 던지십니다.

"조선시대의 고종과 민비 같은 사람이 있는데, 누군지 아는 사람?"

아이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재빠르게 받아 먹습니다.

"ㅇㅇㅇ과 ㅇㅇㅇ?"


이유도 물어보니 역시나 찰지게도 맞아떨어집니다.

캬....

수학도 영어도 국어도 남들보다 잘 하는 편은 아닌데, 요 역사과목 만큼은 중2 형님들보다도 낫다는 평가와 함께 쌤의 애제자가 되었다는 후문인데요.

...여러분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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