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들만 둘

방학의 마무리, 새학년을 맞이하며

모두에게 공감의 토닥토닥과 응원을!

by Hello Earth

요즘 브런치에서 읽히는 제 글의 대부분은 큰아이가 초6에서 중1로 올라가는 시기, 작은 아이가 초1로 올라가는 시기에 썼던 글들입니다,


몇 안되는 독자님들이기는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찾아읽게 되셨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구요, 그런 독자님들의 궤적을 떠 제 글들을 다시 읽다보니 그 때의 설렘과 두려움이 떠오르기도 했답니다,


아주 간혹 2년도 훌쩍 넘은 묵은 이야기들도 다시 읽게 되었는데요, 그 때의 간절했던 소망들, 고민들이 지금 돌아보니 참 잘 극복했구나, 잘 버텨냈구나, 애썼다, 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자신도 토닥토닥이지만요, 그렇게도 오랜 기간 자신을 못 믿어주었던 못난 에미를 여전히 믿어주고 잘 따라준 듬직한 큰 아이, 그리고 엄마가 최고라며 사랑한다는 말을 날려주는 사랑스러운 작은 아이들에게도 살아내느라 애썼다, 참 잘 자라주고 있어 고맙다 는 말을 전하며 토닥토닥 등을 쓸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 물론 버럭버럭하는 마눌 둔 죄로 도련님에서 머슴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잘 받아들여준(?) 남편님도 토닥토닥입니다.


아이들과 지지고 볶는 방학이란 대부분의 가정이 비슷하겠지요.

방학 중엔 낮과 밤이 바뀌어 생활패턴이 망가지는 아이들도 있다지만 다행히 저희 아이들은 한놈은 돌봄교실로 한놈은 출근하는 저와 함께 집에서 나오기에 생활패턴은 방학 전과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점심을 얻어먹고 싶을 땐 저와 같이 회사로 향하기도 하구요, (회사 건물 내에 도서관이 있고, 점심은 엄마가 외식으로 사줄 수 있으니 혼자 있을 땐 참 애매해지는 점심 해결을 위해서 40분도 넘게 걸리는 통근 지하철에 묵직한 가방을 메고 기꺼이 나서줍니다. 물론 만원 지하철이 너무 힘들어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이긴 하지만요,,,,)


엄마 회사로 가지 않는다고 해도 일단 공부거리를 챙겨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서 어딘가에 있는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신문을 덜 읽고 나올 때는 신문을 마저 보려고 신문이 있고 읽을 수 있는 자리도 있는 도서관으로 가기도 하구요,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게 싫어지는 날엔 신문은 없지만 집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집 근처 작은 도서관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도서관에 가니 하루 종일 공부해서 엄청 실력이 늘 거라구요? 하하하.


남들은 아이가 도서관 가니 좋겠다고 할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에미는 압니다.

아이가 도서관을 가서 하루종일 문제집만 풀고 있을 리가 없다는 걸 말이죠.


도서관에 가방을 두고 엄마의 퇴근 시간에 얼추 맞춰 집으로 오는 5-6시간 동안, 화장실도 가야 하고, 신문도 봐야 하고, 킬킬거리며 삼국지도 봐야 할 테구요. 간식을 챙겨먹기도 하고, 남들 무슨 공부하는지 궁금도 할테지요,


이런저런 이유로 영어 읽기는 커녕 얼마 안 되는 수학 문제집이나 학원 숙제를 다 못 하고 올 때도 있을 정도로 공부 효율이 높지는 않습니다, 허허.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낫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도서관에 보내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토닥토닥, 누군가와의 대화가 고플 아이지만 방학 내내 혼자 도서관에서 외롭게 보냈을 아이에게 위로를 보내구요.


다행히 좋은 선생님 만나 매일 거진 같은 일상임에도 나름 돌봄교실에서의 방학생활을 즐기고 있는 작은 아이에게도 응원을 보냅니다.


퇴근하자마자 쌓인 설거지 더미를 두팔 걷어부치고 군말없이 해치우거나 먹고 싶다는 말 한마디로 두말없이 빵을 구워내는 남편의 변화가 없었으면 지금의 소중한 일상은 없었겠지요. 도련님 일상에서 머슴으로 기꺼이 내려와준 남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건넵니다.

(작은 아이와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배고프다며 스코니가 먹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기꺼이 정성껏 스콘을 구워내놓고 기다려주는 남편님께 무한한 감사를 보냅니다...)

회사 직원이 별다방에서 사왔다며 건네준 비스코티(?)가 입맛에 맞다며 퇴근하자마자 레시피를 찾아 뚝딱 구워냈습니다. 진정한 베이킹 장인으로 인정합니다. 짝짝짝

그리고, 남들보다 일찍 퇴근하는 저의 자리를 메워주고 있는 동료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죄스럽기도 하고 민망하니 이 글을 보지 않길 바라지만 말이죠.)


새학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그래도 작년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시작하는 학년이 아니라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학년을 시작하는 두 아이의 마음은 편해보이긴 합니다만, 올 한해동안 저희 부부는 이사를 가느냐 마느냐로 계속 고민할 것 같긴 하네요.


새학년을 시작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모두에게 토닥토닥, 응원을 보냅니다.

생일을 맞아 작은 아이가 엄마에게 만들어준 자유 쿠폰입니다. 무려 자유부인 쿠폰인데, 정작 엄마껌딱지 작은 아드님 덕분에 써먹을 수 없는 쿠폰이라는 함정이 있네요. 허허허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