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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논어 필사

고전 속에 처세가 담겨있나니.....

by Hello Earth

중학생, 초등학생 터울 큰 아이 둘과 필사중인 요즘입니다. 큰 아이의 중2교과에 한문이 똬악 있다는 걸 알게 된 게 계기인데요. 초4 때 역사의 역자에도 관심 하나 안뒀던 큰 아이는 큰아이 주변에서 맴맴돌며 일부러 역사책을 열심히 읽는 척 했던 에미의 노력 덕에 역사 마니아로 거듭나면서 초5 역사 수업을 거의 독무대로 마무리한 전례가 있다보니, 잘 하지는 못해도 일단 뭔지는 조금 알고 가기만 해도 수업 듣는 게 수월하겠구나 라는 이치를 잘 이해하고 있답니다.


그래서인지 한자를 조금이나마 공부하고 가보자는 제 제안이 수월하게 먹혀서 두 아이는 벽보로 조금은 익숙한 천자문을, 에미인 저는 한자 급수도 있고 중국어도 하는 수준이라 논어 필사에 도전하기로 했죠.


처음엔 이걸 어찌 다 끝내나 싶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작은아이가 습관처럼 필사책부터 꺼내는지라, 저 또한 아이 따라 필사책을 주섬주섬 꺼내게 되네요. 작은 아이의 잘 잡힌 습관 덕에 에미인 저도 방학이지만 필사로 긴장하며 시작하는 하루입니다.


필사를 하다보니 참 신기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똑같네요.

소인도 있고,군자는 되기 힘들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있을 테지요.


그런데요. 오늘 필사 내용이 참 기가 막힙니다.

나라에 덕이 있을 때에는 말과 행동을 곧게 하고,

나라에 덕이 없을 때에는 행동은 곧게 하되 말은 공손해야 하느니라.


자 조금 바꿔볼까요?

나랏님이 덕이 있을 때에는 직언을 해도 잘 받아들여지니 곧은 말과 곧은 행동으로서 나랏님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잘 보필하고

나랏님이 덕이 없을 때에는 직언을 해봐야 먹히지 않고 아첨하는 말과 행동만 먹힐 뿐이니(위록지마)

자기 자신의 행동은 곧게 하여 그 무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고
(근묵자흑 노노, 독야청청?)

말은 각별히 조심하여 아첨을 하지는 않되 직언으로 자신이 해를 입지 않도록 해라.
(삼십육계 줄행랑?????)

이렇게 나만의 해석으로 바꿔보았는데요.

이걸 직장 상사와의 관계로 바꿔보아도 좋고

친구 관계에 적용해보아도 좋겠죠.(?)


고전,

괜스리 고전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이기에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어제 나랏님의 헌재 최후 변론이 끝났네요.

근묵자흑 했던 무리들의 결과가 어찌 될지

아니면 손자병법 최후의 전술 삼십육계 줄행랑 치는 사람들이 늘어날지

궁금해지는 하루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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