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아이 시험 공부 시키기~
야호! 드디어 시험 끝! 햄 볶는(?) 주말 시작입니다.
시험 끝나자마자 주말이라니.....
아이의 시험 기간엔 생각도 못했던 즐거움이네요.
(다음 기말시험은 월요일 시작이라 시험이 끝나도 학교로, 회사로 가야 합니다.)
아이의 시험인데 왜 부모인 제가 더 후련한 걸까요?
하...이젠 정말 학원으로 보내고 싶다...
수학 외 과목을 코칭중인 엄마와 수학을 맡고 있는 아빠의 인내심이 바닥날 뻔한 위기 상황도 몇 번 왔었는데요.
그래도 어찌저찌 이 위기를 또 넘겼다는 안도감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학원에 다니는 대신 엄마와 같이 문제집을 풀곤 했습니다. 쌍둥이인지라 문제집 한 권 가운데 놓고 엄마가 문제를 불러주면 먼저 재빠르게 손들고 답을 맞추는 거죠. 무슨 혜택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동생도 저도 서로 맞히겠다며 열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문제집 한 권을 끝내면 엄마가 다시 싹 지우개로 깨끗히(?) 지워주셨고, 그 문제집을 두 세번 더 지워서 다시 공부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이 벌써 인생 3번째 시험인데도 아직 감을 못 잡는 큰아이를 위해 옛날 방식을 소환해보았습니다.
처음엔 문제를 읽어주고 답을 맞추라 했는데,
하다보니 문제집 개념정리 제목을 제가 읽으면 내용을 아이가 말하는 식으로의 문답 정리까지 가게 되었네요.
문학 감수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아이라....
도저히 이해해서 시험을 칠 수 없겠다 싶어 시험 전날엔 아예 '외우거라...'라며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문학작품 속 등장인물 감정을 외워서 시험봐야 한다니...도저히 문학소녀 엄마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됩니다만....)
시험기간이지만
에미는 회사의 일이 너무 다이나믹한 관계로 오히려 평소보다 훨씬 더 일찍 출근을 합니다.
그자리를 메워준 남편님 덕에 학원 없이 중딩 생활중인 큰 아이가 그나마 시험 공부라는 걸 조금은 하게 되었네요.
낮에는 아빠와 도서관으로 가고, 저녁엔 엄마의 특훈을 받고....
그렇게 중간고사를 치루다보니, 시험이 끝나자 모두가 나가떨어져버립니다.
에미 애비도 지치고 시험 치는 아이도 당연히 지치구요...
그래도 다행히 에미의 특훈 덕에 국어 성적은 처음으로 우와!를 외치게 되었습니다. 문학 갬수성이라곤 0.1%도 없는 아인데 절대평가 방식의 중학 시험 덕을 톡톡히 보네요.(학군지가 아니라서 쉬웠다는 얘기입니다.) 에미가 강조했던 내용도 나와서 맞췄다며 모처럼 아이 얼굴도 활짝 피었습니다.
수학도 한 달 전부터 조금씩 준비를 한 덕분에 나름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아들었죠.
(상대평가제인 고등학교에선 받을 수 없는 성적 같긴 합니다.)
그렇게 개미 콧구멍만큼 평균 성적도 오르긴 했네요.
(첫 시험과 비교해서 두번째 세번째 시험 모두 개미 콧구멍만큼이라도 우상향중인 걸 보니 다행입니다.)
물론 본인이 목표했던 회전초밥 얻어먹기에는 실패했습니다만....(?)
그렇게 여유로워진 주말.
주말동안도 마음대로 놀 수 없었던 시간이 지나고(그러면서도 산에 갈 거 다 가고, 한강 가서 놀고 다 했지만요...마음만 좀 불편했을 뿐)
오늘 또다시 산으로 향합니다.
아직은 산보다 친구들과 놀고 싶은 작은 아이가 어느 산을 갈 것인지 선택하고, 그저 산이라면 어디든 좋은 큰 아이는 동생의 선택을 존중해줍니다.
100대 명산.
직업으로의 꿈은 없지만 주말의 꿈은 있구요.(?)
가족 모두 같이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넘쳐나니 다가오는 주말이 그저 반갑기만 한 사춘기 중딩 가족입니다.
시험도 끝나고 해피한 주말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