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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Earth Jul 29. 2022

난민, 세 아이 이야기

책을 통해 우리나라를 바라보다.

방학이 시작되고부터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큰 아이와 도서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큰 아이는 지구의 역사를 주제로 책을 읽고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보기로 했고; 나는 옆에서 책을 읽게 된 것.


오늘도 아이와 함께 도서관으로 가서 아이가 책을 보는 동안 서가를 돌아다니던 나는 우연히 난민에 관한 책을 빌리게 되었다.

무엇인가에 이끌린 듯 내 눈에 띄었고, 망설임도 없이 자석처럼 끌려 책을 빼냈던 것 같다. 마치 그 책에만 후광이 비춘 것 처럼 말이다.


아무 망설임 없이 책을 펼친 나는 급속도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얼마전 제주도로 2~300명의 예멘 난민이 온 적 있었기에 이제는 남일이 아니겠다 싶어서 더 끌렸던 것 같기도 하다.


조셉, 마흐무드, 이자벨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펼쳐진다.

세계대전 시기를 살아가던 유대인 조셉, 시리아 알레포에 살고 있는 마흐무드, 냉전 시기 미국과의 대치 속에서 독재자 의 오랜 독재 끝에 빈곤한 삶에서 벗어나려고 정부에 항의하다 체포될 뻔 하는 바람에 체포 전 미국으로 필사의 탈출을 하게 된 쿠바의 이자벨 가족.


히틀러, 피델 카스트로, 알 아사드 라는 독재자 통치 아래 있다는 공통점 속에서 세 아이와 가족들은 독재와 내전 속에서 죽음을 무릅쓴 위험한 탈출을 감행한다. 이미 국가도 집도 "안전, 보호"의 기능을 상실했기에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지켜야 했을 터다.


하지만, 국가의 보호가 없는 나라에서 국민이 스스로를 지키기가 어디 그리 쉽던가. 각 가족들은 배를 타고 타국으로 향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기도 한다. 조셉은 쿠바까지 갔다가 쿠바에서 입국 거부를 하는 바람에 다시 배를 돌려 목적없는 항해 끝에 일부는 영국으로, 일부는 벨기에로, 일부는 프랑스로, 일부는 네덜란드로 나뉘어 수용되었다. 그나마 섬나라인 영국으로 보내지길 원했던 모두의 소망은 각 나라의 이해관계 때문에 분산 수용되었고, 조셉은 바다에서 자살을 시도한 아버지를 쿠바에 남겨두고 프랑스로 가게 되었지만 결국 8개월의 짧은 일상을 끝으로 다시 독일군에게 쫓기다 결국 동생을 대신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이 세아이의 삶은 따로인 듯 하지만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조셉의 가족 중에서 살아남은 여동생은 독일의 한 가정에 입양되어 살아남았고, 마흐무드 가족이 필사의 탈출 끝에 독일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거두어준다. 마침내 미국땅을 밟고 미국땅을 밟기 직전 태어난 동생 덕에 미국사람이 될 수 있었던 이자벨, 직전에서 경찰에게 붙잡혀 쿠바로 돌아가게 된 할아버지는 사실 조셉네 가족이 쿠바 땅을 밟기 직전 아버지가 배에서 자살을 시도했을 때 상어의 위협 속에서도 용감하게 조셉의 아버지를 구한 경찰관 본인이었던 것. 이 설정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든 난민이 될 수 있다. 난민을 경계의 눈이 아닌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달라."


요즘, 우리나라는 선거가 한창이다.

요즘 대선을 지켜보며 드는 생각은, 정치가를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갈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 스스로가 국가 수장을 바꾸고,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뽑았다.

그리고 촛불혁명을 통해 바뀐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역대 최고의 선진국 반열로 올려놓고, 국민의 위상을 한껏 고무시켰다. 외국 수장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초대하고, 순방길에 오를 때마다 기사로는 잘 나오지 않지만 고무적인 성과가 팡팡 터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제약 속에서도 일상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들의 일상을 이어주면서도 미래를 위한 준비를 위해 임기말에도 이 나라 저 나라를 돌아다니며 세일즈를 계속하고 있는 대통령의 고뇌가 느껴지면서도 그런 대통령의 노고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일상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대통령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

만약에... 그럴 리 없었으면 좋겠지만, 만약에....

우려했던 그 일이 벌어져 정말 그 분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이 공격하기 전에 선제타격을 해야한다는 그 분이 우리나라의 수장이 된다면....

우리 가족, 아니 우리 아이들은 여전히 깔깔거리면서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까?

조금은 무섭다. 우리도,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선택에 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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