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깊은 연못
주인 없는 감정들이 자꾸만 맴돈다
누구에게도 선물할 수 없고
그렇다고 내 것도 아닌 것들이
자꾸 나를 찌른다
행복처럼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할 수도
꿈처럼 기운차게 소리칠 수도 없는 가시 같은 걸
누구에게도 전할 수 없어서
내가 다시 끌어안는다
예쁜 걸 보면 자꾸 슬퍼진다.
너무 아름다운 걸 보면 슬퍼지나 보지
하루에도 열두 번. 슬픔이 태어난다
토해낼 것이
이미 식어서 차가운
슬픔밖에 없어 다행이다
증오나 질투같이 뜨거운 거였다면
그 깊은 심연 마저 다 재가 되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