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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m Jun 30. 2021

파몽 破夢


약도 없는 체기


 


 어른이 되는 건

 부서진 꿈을 먹고 사는 거란다

 퍼석한 꿈의 조각을 씹어 삼키며

 그렇게 사는 거란다

 그런데 이런 어른이 될 줄 몰랐어서

 순진하고, 가엽고, 한심한

 어린날의 나는

 꿈을 너무 크게 꿨다



 부서진 조각들이

 너무 커서 너무 날카로워서

 자꾸 체하고 다시 토해낸다

 더 잘게 부서져야 하는 걸까

 더 부서질게 남아있긴 한 걸까



 이럴 거면

 먹고 자라날 꿈이라도 없었으면

 좋았을 것을

 환상을 가지는 법 조차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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