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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m Jul 19. 2021

양배추 세계 소비량 1등

채식레시피


잘 말아주세요 양배추 김밥


 


 나의 식사의 주는 채소들이고 부수적으로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이 따라오는 편인데 이유는 그냥 생야채나 익힌 야채를 좋아한다. 파스타를 만들 때도 양파나 당근 같은 채소를 왕창 넣고 만든다. 파스타면보다 비율이 많다. 이렇게 채소 소비량이 많은 삶을 4년 차로 살면서 가장 많이 소비한 채소는 단연 양배추다. 은근히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인데 이상하게 양배추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샐러드를 만들 때도 기본적으로 양상추 대신 양배추를 넣는다. 볶고, 찌고, 데치고 생식하고 거의 매일 양배추를 먹는다. 친구와 식습관 이야기를 하던 중 일주일에 혼자 1kg는 먹으니 양배추 개인 소비량으로는 세계 1등일 것이라고 농담을 했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농담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의 양배추 사랑이 더 극진해진 것은 아무래도 20대 중반까지 10여 년 동안 나를 괴롭혔던 위염과 위경련에서 탈출하게 도와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타고나게 위장이 좋지 않은 편이라 1년이 넘게 위염약을 달고 산적도 있었고 위경련 때문에 학교를 가다가 혹은 출근을 하다가 배를 붙잡고 일어나지 못해 난감했던 적이 꽤 있다. 평생 그렇게 간헐적 고통을 지니고 살아야 하나 싶었지만 식습관을 바꾼 후 한 번도 위에 관련한 약을 복용하거나 위에 고통을 느낀 적이 없다.



 오늘도 매일 먹는 양배추를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키토김밥을 떠올리며 비슷한  만들어 보기로 한다. 김밥이라기엔 밥이 없고 김은 있으니 김양배추라고 해야 하나 이상한 고민을 하며 요리를 한다.



 




재료

썰지 않은 양배추 1/4, 비트 약간, 애호박 반개, 파프리카 반개, 당근 반개, 케일 2장, 김밥용 김


 How to make


 1. 양배추를 통째로 삶는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도 되고 냄비를 사용해도 된다.

2. 양배추가 익을 동안 케일을 제외한 재료들을 채 썰어 준다.

3. 애호박과 당근을 볶아준다. 기호에 따라 후추나 소금을 톡톡

4. 양배추가 익으면 식힌 후 물기를 꼭 짠다. 냉장고에 넣어 잠시 식혀도 좋다. 김이 습기를 먹으면 찢어지기 쉬우니 물기 제거가 중요하다.

5. 김을 깔고 밥을 올리듯 양배추를 깔아준다. 심지를 제거한 넓은 면을 이용해야 말기가  수월하다.

6. 양배추 위에 케일을 올리고 그 위에 나머지 재료들을 차곡차곡 올려 잘 말아준다.

7. 김밥 같은 찰기가 없어 풀어지기 쉬우니 말아놓은 상태로 잘 눌러준다.

8. 예쁘게 썰어주면 완성


 

 오이나 단무지처럼 개인 기호에 맞춘 재료를  추가해도 좋고 케일 대신 청상추를 넣어도 된다. 싱거울  있으니 오리엔탈 드레싱이나 양배추쌈과 먹는 간장소스를 만들어 함께 먹어도 좋다. 김밥은 많이  보지 않아 내가 만든 김밥 모양은 항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김밥을 자를 때는 항상 기대감과 긴장감이 함께 든다. 재료가 한쪽으로 쏠리진 않았을까, 썰다가 터지진 않을까 썰어봐야   있는  무슨 포레스트 검프가 말한 초콜릿 상자 같다. 김밥 썰면서 인생까지 논하는 나의 의식에 흐름에 혼자 헛웃음을 지으며 김밥을 먹는다.  정도면 맛도 모양도 나쁘지 않다고 짧게 긍정의 감탄을 한다. 김양배추,  정도면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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