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뇌를 잘 알고 있으면 실생활에서 나를 통제할 기회가 많다. 우리가 흔히 쉽고 재밌게 사람을 판단하는 MBTI 테스트는 뇌가 만들어낸 '나'를 좀 더 쉽게 보여주는 지도다. 지금부터 뇌과학을 MBTI의 각 요소 중 2가지와 연결 지어보겠다.
첫째는 T와 F다. 흔히 이성과 감정이라 불린다. 혹은 논리적인 사고 중심의 인간과 공감 중심적인 인간을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의 뇌 내부에서도 이 두 가지 사고체계가 나뉘는 구역이 있다. 이것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유명한 열차 딜레마 이야기를 가져왔다.
그림 1처럼 열차가 달리고 있는데, 레버를 당기면 철로 위 사람 1명이 죽고 레버를 그대로 두면 4명이 죽는다. 이때 대다수의 사람이 레버를 당기는 쪽을 선택한다. 그러나 똑같은 조건을 두고 상황을 조금만 바꾸면 선택이 어려워진다.
그림 2처럼 내가 1명을 밀어야만 4명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선택은 훨씬 더 어려워진다. 대체 이유가 뭘까?
바로 두 상황에 따라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첫 번째 상황을 수학 문제처럼 인지한다. 그리고 두 번째 상황에선 뇌의 감정적인 연결망들이 활성화된다. 흔히 우리가 언급하는 T와 F 이야기가 실제로 뇌의 특정 구역 활성화와 관련 있는 것이다.
둘째는 N과 S다. 흔히 상상하는 사람과 현실주의자를 가르는 항목이다. 이 항목은 뇌의 생존 본능과 관련이 있다. 뇌에선 항상 두 가지 연결망이 패권을 두고 싸운다. 하나는 미래 중심적인 사고체계고 하나는 현실 중심적인 사고체계다. 절대적인 법칙이 하나 있는데, 뇌는 항상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두 사고체계는 모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N은 지금의 에너지를 아껴 미래의 고효율에 투자하고, S는 미래에 사용될 에너지를 아껴 현재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T와 F, N과 S 무엇이 더 나은 것은 없다. 당연하지만 삶을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선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극단적인 T는 히틀러가 될 수도 있고 끝이 없는 F는 종교나 성별의 극단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상상만 종일 하고 있으면 현실을 버린 무책임한 백수가 될 수도 있으며, 현실만 강조하고 살면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지구가 우리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건, 지구가 이미 정답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