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어서 끝나길 바라며...
나는 이 곳 벨기에, 유럽에서 살며 전쟁의 여파가 느껴지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더욱 간절히 전쟁이 끝나길 오늘도 또 기도한다.
1. 불어학원
# 내가 파리에 있을 때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여학생이 우리반에 왔다. 얼핏보아도 중,고등학생 정도의 학생이었다. 처음에 수업에 들어오면 어떻게 이 곳에 오게되었는지 이야기 하는데, 우크라이나 사람이라는 소개 이후에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난 그때 처음 TV에서 뉴스로만 보던 소식이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었다.
# 얼마 전 선생님이 이번 학기가 끝나고 다음학기에 계속해서 수업을 들을 것인지에 대해 조사를 했다. 오후 1시 수업의 수요가 많지 않아, 현재 있는 오후반을 없애고 오전반과 합쳐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명 씩 돌아가며 의견을 묻는데 항상 적극적이게 수업에 참여했던 아주머니가 조용히 '나는 아직 9월의 수업계획에 대해선 알 수가 없다'며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응.. 알겠어' 라며 대답했다.
생각해보니 아주머니는 우크라이나 사람이었다. 항상 열심히 수업을 듣고 참여했던터라 난 그녀가 전쟁 때문에 이 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언제든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내 삶의 터전으로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쟁이라는 것이 내 삶의 터전에서 살 수 없게 만든다는 무서운 것이라는 걸, 그 말 한마디로 난 절실히 알 수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개인적으로 처음 수업에 들어온 내게 쉬는시간에 사탕을 나눠주기도 하고, 수업시간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에 친해지고 싶었던 아주머니었는데, 빨리 그녀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도한다.
2. 버스 정류장
오늘은 벨기에에 대중교통 파업이 있었다. 난 뉴스를 잘 보지 않아 사실 오늘 대중교통 파업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집 밖을 나섰다. 학원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그러다 할머니가 한 분 다가오셔서 말을 걸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묻는가 싶어, 나는 여기서 30분을 이미 기다렸다고 말씀드렸다. 할머니는 내 말을 못알아 들으셨다고 손짓하면서 "우크란, 우크란"만 말씀하셨다. 우크라이나 사람이었다. 구글 번역기로 나에게 질문하면서 타지에서 살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도 빨리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길 기도했다.
금방 끝날거라고 생각했던 전쟁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처음에는 TV에서도 나오고, 전쟁과 관련된 소식들이 내게 전해졌지만 오래 지속되어 조금은 잊고 있었던 전쟁이 다시 요새 크게 느껴지는 계기가 있었다. 모두가 지구 반대편 어딘가 힘들어하고 있을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었음 좋겠다. 그 기도의 힘이 모여 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행복하게 본인의 터전에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