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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클리스트 Aug 02. 2022

내가 좋아하는 일과 천직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

사탕을 고를지, 초콜릿을 고를지 무척이나 고민하는 어린아이에게 

출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유튜브 채널 디글 

유 퀴즈 온 더 블럭 ⌜Colors⌟ 편에서 성수동 구두 공장을 50년 간 운영하고 계신 수제구두 장인 주인공이 출연했다. 현재 나이가 64세인데 14세부터 구두 일을 시작한 셈이다. '중간에 다른 직업으로 바꾸는 결심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50년 동안 외길만 걸어온 수제구두 장인에게 경외감까지 느꼈다. 





출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유튜브 채널 디글

수제구두 일을 해온 또 다른 주인공이 출연했다. 이 분은 OEM 방식으로 완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일을 포함해 30여 년 간 이 일을 해왔다고 한다. 몇 년간 이 일을 해왔는지 묻는 MC의 질문에 덤덤히 30년이라고 말하는 그 겸손함이 부러웠다. 









유 퀴즈 프로그램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일반인들의 일상을 담고 그들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 중에는 한 가지 일을 굉장히 오랜 세월 동안 해온 주인공들이 적지 않은데, 위에서 언급한 수제구두 장인 주인공들을 포함해 이들이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문장을 발견했다.


수십 년간 해온 이 일이 지루하지 않은지, 예전으로 돌아가도 이 일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 MC의 질문에,


지루하지 않고 매일매일이 새롭다.
예전으로 돌아가도 다른 일은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저는 이 일이 좋아요




라는 답변이었다. 이를 계기로 "천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늘에서 나에게 천직이라고 하면서 어떤 직업을 정해주는 것이 천직이 아니다. 처음엔 천직이라는 생각 없이 시작한 일이 1, 2년 시간이 쌓이고, 처음보다 다소 재미와 흥미는 떨어지겠지만 꾸준히 지속하는 길고 지루한 단계를 지나, 결국에는 다시 매일매일이 새로워지는 장인의 레벨에 도달하는 과정이 천직으로 가는 길이 아닌가 생각했다. 


수 십 년의 시간 동안 내 인생을 바쳤으니 어느새 천직이 되어있었고, 천직이었으니 내 인생을 바치게 된 것 같았다. 장인들의 얼굴에서는 만족과 포기를 동시에 읽을 수 있었다. 




30대,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 선 지금. 선택을 내리는 게 너무나도 어렵고 힘들다. 40대, 50대 이상인 사람이 보면 어린아이의 사탕 고민 같겠지만, 어린아이의 입장에서는 그게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에 선택이 어렵다. 사탕과 초콜릿 둘 다 먹을 수 없고 딱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는데, 사탕을 먹을지 초콜릿을 먹을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탕을 먹는다면 이번에는 빨간색 딸기 사탕을 먹을지, 아니면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노란색 레몬 사탕을 먹을지. 사탕만 먹던 내게 초콜릿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주어졌는데, 인생 처음으로 초콜릿을 먹어볼지. 무더운 여름 날씨에 사탕과 초콜릿을 녹아가고 있는데, 아직도 못 정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천직"이라는 달콤한 간식(사탕, 초콜릿)을 먹고 있는 장인들을 보면, 괜히 부러운 마음이 커진다. 나는 아직 그들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도 않은 30대일 뿐인데. 좋은 것만 취하고 싶고, 쓴 맛은 보기 싫은 인간의 욕망 탓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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