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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클리스트 Aug 28. 2022

젊은 나이 때 경험한 실패는
인생의 큰 자산이야

용기 있는 도전을 통해 리스크를 더 큰 기회로 만드는 방법

생각해보면 우리는 "OO 하기에는 늦은 나이지만, "이라는 말과 생각을 꽤 많이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① '지금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아닐까?' 또는 ② '내가 이것을 배워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습관적으로 한다. 먼저 전자의 생각(①)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행동이다.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인정"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부류다. 선택의 주된 고려 요인이 남에게 있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고착화되면, 나중에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내가 나 자신을 저지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OO 하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말은 내가 스스로 정의 내린 생각일 뿐이다. 어느 누구도 "00살 때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공식"을 강요하지 않았다. 내가 나 스스로를 틀 속으로 몰아붙였던 것이지.


후자의 생각(②)은 내가 잘하게 될 수 없을 바에는 시작조차 하지 않겠다는 완벽주의적 교묘한 핑계임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흘렀을때, 과거에 나는 그것을 잘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어라는 자기 위안적인 방어막을 미리 만드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은 삶을 살다가는 죽을 때 엄청나게 뼈저리게 후회를 할 것이다.

정작 1일도 시작을 안 했으면서 잘하는 단계에 오를 수 있을까 걱정하는 건 참 오만한 생각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배움엔 나이가 없다"는 클리쉐 그 이상으로 배움엔 나이가 없다


늦은 나이, 젊은 나이의 개념은 상대적인 것이다. 60살인 사람이 30~40대를 보면 한창 젊은 나이고, 80살인 사람이 60살인 사람을 보면 또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는 젊은 나이다. 어디선가 그런 글귀를 본 적이 있다. 평생 다니던 직장을 은퇴하고 하루하루 무료한 삶을 살았던 80세 노인이 90세가 되던 생일날 뼈저리게 후회를 했다고 한다.


"80세가 되던 해, 내게 주어진 인생을 다 살았다고 생각해 죽음을 천천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90세까지 살 줄 알았으면 외국어 하나라도 그때 시작해둘걸 후회가 된다. 80세 때 시작했으면 벌써 10년을 외국어 공부에 투자한 셈이 되었을 텐데.."




내 선택이 실패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불확실성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움직인다


2022년 상반기,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큰 실패를 경험했다. 인생 첫 이직을 감행했고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입사 3개월 만에 소속을 정해두지 않고 퇴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학원에 입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고, 계속해서 실패가 아니라고 부정하려 애썼으며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까지 험난하고 절대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늪에서 빠져나온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면 다시 빠져있고, 이 과정을 반복하기를 수 차례 했다. 어쩌면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상태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처럼 그것이 실패였다고 순순히 인정했다면 편했겠지만 스스로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어쩌면 인정할 수 없었던 상황과 시간들을 지나온 덕분에 지금 인정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내 전공인 부동산 투자업계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다시 주간대학원으로 가는 진로는 흔치 않다. 건국대, 한양대, 단국대 등 부동산 업계 재직자를 위해 개설된 야간대학원을 회사와 병행하는 게 80% 이상이다. 나도 이 진로가 일련의 최적화된 공식처럼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내가 내린 선택은 비정상이라고 스스로 은연중에 평가절하했다.


그런데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시피 인생에 정답은 없지 않은가. 대학원 가느라 또래보다 2년 늦어진다고 해서 엄청나게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전화위복으로 어쩌면 나에게 더 크고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그 희망 하나로 서울대학교 대학원이라는 선택을 내렸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이 아무나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반대로 회사를 다니는 내 또래들은 할 수 없는 2년간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대학원 합격통지서를 포기하고 다시 회사로 향했을 때 '그때 대학원 입학할 걸..'이라는 후회가 두고두고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용기 있게 대학원을 택했다.         


나의 대학원 선택이 실패할 수 있다. 그리고 막상 대학원에 입학해보니 별다른 장점이 없을 수 있다. 2년의 기간 동안 회사에서 승진도 하고, 새로운 회사로 몸값 올려 이직하는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의 소식이 들릴 때면, 나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는 습관이 또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내 선택의 실패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내 선택에 내가 책임을 지기로 했다. 어른의 정의가 다른 게 아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어른이다. 


막연한 불확실함 속에서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기로 했다.

그것이 현재의 내 선택을 미래의 정답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니까.


현재의 불확실의 시간들을 미래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내가 2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Low Risk Low Return,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말처럼 나는 높은 리스크를 짊어지기로 했다.   




나 자신을 잃어 보고 나서야 나를 되찾는 길에 다시 오를 수 있다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하루하루 지속가능성 있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최고겠지만, 젊었을 때 나 자신을 잃어본 경험도 소중하다. 그래야 나 자신과 내 감정이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고, 앞으로 남은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그리고 20~30대 때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은 축복이다. 그 이유는 맹목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며 남들처럼 살다가, 은퇴를 하고 나서 젊을 때보다 더 큰 역풍을 맞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에 맞는 역풍과 쓰나미 같은 파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       


끝으로 요즘 마음속에 계속해서 남아있는 글귀 한 구절을 적으며 브런치 북 연재의 펜을 내려놓는다.


슬픔을 피하면서 살다가 오히려 행복에서 더 멀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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