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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클리스트 Aug 09. 2022

모니터를 보고 있는 내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시리즈 2편 : 태어나 처음으로 회사에서 번아웃이 와버린 날

(이전 글) 우리 팀 과장님이 보고 끝날 때마다 휴대폰 앨범을 여는 이유




올해 초 3월에 첫 이직을 실행했다. 새로 옮긴 직장에서의 모든 것들이 낯설다. 화장실 가는 길, 출력된 프린트물 가지러 가는 길, 복도에서 마주친 새로운 직장 동료들에게 인사를 할지 말지. '먼저 다가가고 싶은데 먼저 인사를 건네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조금 더 얼굴이 익숙해지면 인사를 시작해야지.' 

온갖 잡생각이 다 드는 시기다. 평소 예민하지 않은 사람도 굉장히 예민해지게 되는 시기가 첫 이직 때다.   


이전 글에서 목격한 과장님의 체념 그날 이후 내 고민은 더 깊어졌다. 대외적으로 기업 규모도 더 크고, 전 회사와는 다르게 상장사라서 체계적일 것이고, 분명 내 커리어 상 점프 업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감행한 첫 이직이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다녀보니 그것은 100% 착각이었다. 기업도 최소 3개월은 재직한 후에 판단해야 한다는 주변의 말에 그렇게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하루하루 최악을 갱신하는 회사생활이었다.



'이러려고 이직한 게 아닌데. 내가 너무 성급하게 결정해서 악수(堊手)를 둔 건가.'



분명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이직 결정을 내렸을 텐데도 불구하고, 괜히 내가 성급한 결정을 내려서 악수를 두었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마음과 심리가 불안하니 부정적인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내 첫 이직을 누구보다 기뻐해 준 여자친구,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갑자기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출처: SBS 스페셜 ⌜요즘 젊은것들의 사표⌟


옆자리 앉아있는 동료 사원에게 내 눈물을 들키기 싫어 얼른 화장실로 향했다. 스스로 이성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감정이 울컥하는 일은 살면서 별로 없었다. 감정을 환기시키려 찬 물로 세수를 하고 다시 자리로 향했다.      


회사 건물은 지상 13층짜리 건물이고, 커튼월 형식의 통유리 구조라서 저 멀리 반대편에 있는 사무실도 다 보이는 'ㅁ'자 모형의 중정 구조를 갖고 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순간적으로 충동적인 생각이 들었다.


'12층에서 뛰어내리면 차라리 편해질까 ?'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무서웠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직장 투신자살이 남일이 아니구나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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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이어집니다.)


[효율적으로 비효율적인 직장 생활] 시리즈

::  우리 팀 과장님이 보고 끝날 때마다 휴대폰 앨범을 여는 이유 (1편) 
::  주말에 상무님 주최 등산을 제가 왜 가야하죠 ? (다큐멘터리) 

::  직장 상급자와 대화를 할 때는 열린 대화로 질문할 것 (다큐멘터리) 
::  모니터를 보고 있는 내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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