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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courage Sep 22. 2023

나의 반려생활은 몇점?


우리 가족은 5살된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 부부가 모두 직장에 나가고 아이들도 학교를 다니느라 항상 함께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 강아지 '달이'가 없는 가족은 상상하기 어렵다. 

병원 동료 A는 동물을 매우 아끼는데, 주기적으로 유기견보호센터에서 봉사를 하고 그 곳에서 유기견 2마리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으며 병원 주변 냥이들의 대모로 활동 중이다. A는 나와 같은 동네 주민인데, 동네에서도 길고양이 급식소를 관리하고 있으며 집과 병원 고양이들의 TNR(포획하여 중성화수술 후 방생)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렇듯 A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하는 진정한 동물애호가이다. TV에서만 보던 그런 멋진 사람을 직접 보다니! 존경스럽고 대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마음이 불편해졌다. 반려견 산책을 언제 얼마나 시키는지, 밥은 무엇을 주는지, 어떻게 관리하는지 반복적으로 묻자 평가당하는 느낌이 들었고 때때로 마치 죄인이 된 듯 했다. A는 좋은 식재료로 강아지용 음식과 간식을 직접 만드는 것을 당연시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시판되는 건사료를 먹이는 나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아이도 돌봐야 하는 우리집에서 강아지가 먼저 일 순 없더라도 '달이'에 대한 사랑이 모자란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우리 '달이' 또한 사랑 속에서 지내고 있으므로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동물을 사랑하고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존중하지만 '동물을 사랑한다면 반드시 이렇게 해야한다'는 식의 독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양한 가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반려생활을 하고 있는 가구가 국내에도 500만 가구가 넘는다. 아직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반려동물도 있지만 많은 반려인들이 사랑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각자의 반려생활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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