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inner courage
Oct 16. 2023
계절은 언제나 아쉽게 지나간다. 오늘은 이걸로 충분하다. 욕심 내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은 오늘 감동한 것만으로도 좋은 법이니까. 그것이 '만남'이다.
<계절에 따라 산다>,모리시타 노리코
바닷가옆 공원을 산책했다.
바이올린학원에서 야외 연주회를 하고 있었다.
맑은 하늘, 시원한 바람, 역하지 않은 바닷내음, 바이올린 선율까지.
정말이지 완벽한 가을날이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오랫동안 보아왔던 환자들이 세분이나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다 알고 있었고 보내드려야할 상황이지만, 나만 이렇게 가을을 즐겨도 되나 죄책감이 들었다. 나의 일은 공감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너무 깊이 공감하면 살아갈 수가 없다.
완벽했던 순간이 서글퍼졌고 가을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