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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courage Nov 03. 2023

전쟁터의 암환자


https://naver.me/xLJWYsHF


튀르키에가 가지지구의 암환자 이송과 치료를 돕기로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모두 잊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전쟁터의 암환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시리아 내전으로 반군지역이 폐쇄되었을 때, 코로나로 우한지역이 폐쇄되었을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이 발생했을 때, 이 모든 급박한 상황에서 나는 그곳의 암환자가 걱정되었다. 

'전쟁으로 다친 환자나 감염병 환자에 밀려 비응급환자로 분류된 암환자는 수술도 못받고 항암치료도 받지 못한채 발만 동동구르고 있을텐데.' '기운이 없어서 피난도 못갈텐데.' '아픈데 마약성 진통제가 모자라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이런 생각들로 머리 속이 가득찼다.

이런 이야기를 남편에게 하면 당장 급한 환자부터 보는게 당연하고 기대여명이 짧은 암환자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꾸하곤 했다.

쳇! 내가 그걸 모르겠냐!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그곳의 암환자를 생각하고 싶다. 모두가 잊어버린 그들의 아픔과 불안함, 암담함을 나만이라도 알아주고 싶다.

우한지역이 코로나로 폐쇄되었을 때, 젊은 암환자인 딸이 치료받지 못하자 이웃도시로 가는 경계에서 환자의 어머니가 "제발 아이를 그쪽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통곡했다는 기사를 보고 그 고통이 전해서 가슴이 뻐근했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냐고 하겠지만, 그렇더라도 전쟁터 한복판에 남겨진 암환자가 있음을 기억하고 싶다.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암환자의 조력자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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