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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courage Nov 10. 2023

이름의 의미

나의 강아지 '콩이'를 그리며

친구가 고양이 두마리를 입양했다. 보여주는 사진에는 귀염뽀작한 새끼고양이 두마리가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 이름을 '콩이'와 '별이'로 지었다고 했다.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달이'이고 친정부모님네 강이지는 '별이'이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내 강아지 이름은 '콩이'이다...​

친구와 나는 대학동기이고 같은 과,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데다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산다. 거의  매일 보는 사이라 어떨 땐 남편보다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곤 하기에  그 친구는 분명 나의 '콩이'와 '별이'에 대해 알고 있다.

십여년 전 내가 둘째를 낳고 다음 해에 친구가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랑 같은 이름을 짓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둘째 이름을 지을 때 우리 가족은 수개월간 어떤 이름이 발음할 때 좋을지, 첫째랑 앞뒤 글자 중 어떤 것을 돌림자를 맞출지 고민하며 기역부터 히읗까지 하나씩 넣어보고 결정했다. 그런데 갑자기 큰 고민도 없이 우리아이와 같은 이름으로 하겠다고 했다.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아 이해도 되지 않고 섭섭했었다.

몇일 전은 콩이가 떠난 날이었다. 우리 콩이는 내 두번째 개이다. 너무 작고 착한, 잘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나의 강아지이다. 아직도 콩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눈가가 뜨거워진다.

이름에는 추억과 사랑, 미안함,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에게 '콩이'라는 이름은 너무 소중해서 아픈 이름이다.

남편은 한집 건너 하나씩 있는 이름이 콩이라고 얘기한 걸 보면 내가 예민한 것 같기도 하다.

꽃을 꽃이라 불렀을 때 나에게 꽃이 되듯
콩이를 내가 불렀을 때 나의 콩이가 되는 다.

섭섭함을 꼭꼭 접어 구석으로 밀어내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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