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라고 한다면
네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말은
너의 존재가 나의 가치라고 동일시로 위로삼아 행복해할지 몰라도
내가 너의 일부라고 느낄 때마다 더 불안해지는 것은
너를 사랑할수록 나는 더 무의미하게 돼
나의 행복이 너에게 있길 바라는 마음에
네 웃음에서 안도해하고 네 눈물에 가슴 졸이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자꾸 내가 없어지거든
너의 희비가 아닌, 나를 찾아 떠나야 해
너 없이 나도 없지만, 나 없으면 세상도 없으니
어쩜 정말 너를 위한다면 나는 더욱 이기적이어야 할지도
내가 나를 위해 철저히 이기적이어야 오히려 이타적일 수 있음을
애초에 나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네가 나타나 나와의 다름에 끌렸으나
그 다름의 차이는 보편적 공통 기저 위에 변화무상한 묘사 중 하나였음을
너무나 나를 나로 한정시킨 나로 인해 너에게서 통로를 찾았지만
과연 무엇이 나였을까를 물어도 답을 못 찾아
나 없으면 너 없듯
내가 여기 있기에 너 또한 함께 있는 이 분명함으로
너와 나는 분리될 수 없는 처음부터 하나였나 봐
분신처럼 또 다른 나, 아니 너는 바로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