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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월 Apr 05. 2023

자조의 퇴굴심

스스로 정한 한계에 갇혀

큰 스승 밑에는

뛰어난 수제자들이 몇 나온다

그들은 스승의 학문과 인격의 위대함을 알아보고

스승을 존경하고 곁에서 열심히 배운다


그들의 노력과 성취에 스승은 당부한다

스승에 대들어야 가르치는 이도 배우는 이도 서로 성장한다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아비에게 편하게 말할 때 자식이 성장한 거라며

그래서 스승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스승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잘났다 못났다 맞다 틀리다에 고착되지 말고 서로 융합 포용을 부탁한다


스승이 가신 길을 수제자들은 열심히 답습하고, 그 아래로 많은 후배들이 따른다

어떤 수제자는 존경하는 스승을 감히 넘어설 수 없다며 겸손한 듯 스스로 한계를 정한다 

나 같은 존재가 어찌 스승을 넘을까 차마 반만이라도 따라가길...

후배들 앞에서 그저 스승의 발자취를 잃지 않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일이라고


후배들은 저렇게 열심인 수승한 수제자도 스승을 좇기 힘들어하는데 

스승을 뛰어넘기는커녕 당장 수제자들의 언행을 따르기도 바쁘다고 한다

나 정도의 사람이 어쩌겠냐며 후퇴심을 낸다


후배들은 수제자의 말에 조복 되어가고

수제자는 떠받드는 그들의 선생 노릇에 스승만큼은 아닐지라도 이 정도면 하고 안주한다

그렇게 집단이 되어 간다 

가끔 신입의 물들지 않은 시각으로 이견을 내면 이젠 그 후배들이 막아선다

순수 학문의 이름하에 자유토론은 멀다

주변인의 반론에 어험 하며 기선제압을 하니 다른 이론을 제기하다 입을 닫는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의 이어짐은

앞에서 이끌기도 하지만

뒷물이 앞물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했던가

앞선이가 선재적으로 가능 범위를 정해 선을 그어 확장성을 막으면

뒷물은 밀고 나갈 의지를 알아서 꺾어버리고 내가 어찌하겠냐며 체념한다


권위를 지닌 어른이나 잘 나가는 선배의 말은 큰 영향을 미쳐 자칫 치명적이다

눈밭 위를 함부로 걷지 마라 뒤따를 이가 따라 걸을까 두렵다고 했던가

앞선이가 할 일이란 뒤따르는 이가 마음껏 뛰어놀 장을 펼쳐주는 걸로 충분하다


권위와 진리의 美名으로 포장된 증험이 되지 않는 진리라면 떠나야 한다

보편성을 벗어난 진리가 있을까? 진리가 그렇게 어렵다면 그 또한 진리일까?


그 누가 자신의 한계를 정하나

직접 맛보고 느끼고 알아차려 스스로의 그릇이 넓어지고 커져야 한다

그 무한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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