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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월 Apr 17. 2023

섬몸살

잘 알아도 앓는

1.


미지의 섬도 아니고 정보도 넘치는데

갔다 오면 몸살을 앓는다


가기 몇 달 전부터 긴장과 수면 장애에 들뜨다

갔다 오면 오한과 피로에 몸져눕는


기한이 정해진 만남은 

아무리 여유를 부려도 자꾸 해의 위치를 살핀다


또 언제 올까 하는 마음에 

아쉬워 바쁘고 무리하게 되나 보다


자주 가는 것도 아닌데

그 섬을 갔다 오면 몸살을 한다


2.


누군가를 만난 후 심하게 몸살을 한다면

아직 덜 익은 것이다


내 몸처럼 익숙하거나 편하지 않은

아직은 신경 쓰이는 게 많은 님이다


더 사랑해야 하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다는

몸의 신호다


3.


누군가 나를 만나

달뜨고 몸 꼬며 긴장을 한다는 게 느껴질 때


그는 나를 만난 후 얼마간 앓이를 하리라

그만큼 사랑했으므로


4.


편안해진 만큼 관심이 덜해지거나

익숙해서 더 이상 흥미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편안해서 함부로는 모독이다

익숙해서 대충은 오만이다


뭔가 하고 싶고 뭘 해야 할 추구가 없어도

다시 만나고 싶은 것은


단지 함께 같이에 가치가 있는

그 자체가 좋은 대상으로서


장소이기도 하고 사람이기도 한

그 섬처럼 그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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