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날갯짓인가
해뜨기 전 먹이를 찾아 줄지어 흩어지던 떼까막들이
여명에 온 하늘을 덮듯 퍼져 무리 지어 날아가는 연습을 하는 날이면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아직 새벽바람이 차갑고
먼저 핀 참꽃이 추위에 떨어져도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동토를 떠나 수 천 킬로를 날아
부동의 터를 찾아 여기로 와서 머물다
겨울을 살고 가는 거다
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온 까만 새들이 떠나면
그 자리에 더위를 피해 남쪽에서 하얀 새들이 온다
까만 새가 왔다 가면 하얀 새가 와서 머문다
계절이 바뀌면서 흑백이 교체되는 여긴
따뜻한 곳인가 시원한 곳인가
갈 길 먼 그 곳
나그네에게 밤이슬을 피할 곳과 김 나는 차 한 잔이면
구태여 소유할 필요 있을까
자유가 묶이거나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데로 마음껏 하는 것인가
자유는 더 이상 바라고 소원하고 추구함이 없는 만족의 상태라는 말에
자유란 변화의 흐름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수용은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