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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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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성 Sep 19. 2024

과정의 과정 - 박진서

상 - 4부 3화

2024년 9월 18일 수 오후 12:46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야. 그러니까 네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아.

나는 잘 몰랐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나를 몰랐던 걸까.

문득 궁금해서 덮어놨던 옛 기억들을 파헤치며 천천히 생각했었습니다.

나는 태어날 때 숨을 쉬었습니다.

나는 태어날 때 울었습니다.

고통스러웠을까요? 글쎄요.

나는 내가 왜? 울었는지 몰랐습니다. 지금도 모릅니다.

나는 나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렇다면 인생은 나를 알아갈 수 있게 하는 과정일까요?

그것도.. 글쎄요.

나는 내가 좋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는 내가 미치도록 싫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는 내가 아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미치도록 자신을 싫어하며 좋아했고 아파하길 바랐던 사람일까요?

아닐 겁니다.

나는 나를 잘 알지 못합니다.

나는 나를 생각하더라도 기억 속에 나는 나를 모릅니다.

그때 어떤 생각을 했었는가.

그때 어떤 기분을 느꼈는가?

그때 누가 옆에서 있었을까?

그때 어떤 건물이 있었는가?

하나하나 생각하더라도 기억 속에는 공백이 있습니다.

나는 나를 생각해도 나를 모릅니다.

그렇다면, 나는 삶에서 어떤 것을 알았었기에 나는 나를 알아갈 수 있을까요?

나는 나를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나를 생각합니다.

나는 오늘 숨을 쉬었다.

당연합니다. 사람은 숨을 쉬지 않으면 죽으니까요.

나는 오늘 처음으로 물을 마셨다.

물을 마셨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오늘 처음일까요?

이렇게 하나하나 집어가며 생각하면서 살아도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어떻게 알아갈 수 있을까요?

나는 생각했습니다.

나를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지.

하지만 간편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나에게 질문합니다.

나는 나를 알아가고 싶어서, 인생이 과정이 아닌 결과 이후 가능성이 되고 싶어서

오늘도 질문합니다.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이 친구는 작곡가 친구에도 나왔던 친구의 친구다.

내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이 없어서

난 외딴섬의 표류자나

낯선 행선의 이방인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 이런 친구도 있다는 걸 알아가며

삶의 재미를 돋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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