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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Dec 10. 2022

서예 수업이 없어지다니…

네 아이 키우기

며칠 전 셋째가 서예 상을 받아 시상식에 갔었다. 그곳에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상 받는 것을 구경했다. 그때 서예학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대학생 수상자가 초등학교 때 서예 방과 후를 시작해 꾸준히 하다 보니 자신의 진로를 서예로 정하게 되었다는 수상 후기를 들었다.


우리 아이도 상금으로 문화상품권 20만 원이나 받았다. 2년 동안 서예 방과 후 교실에 보낸 것뿐이었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어 깜짝 놀랐다. 사실 서예가 어떤 기준으로 상을 주는지 모르지만 선생님 지도 실력이 좋으셔서 운 좋게 상을 받은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드리다가 시상식에서 상 받은 그 대학생도 선생님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 내내 열심히 배우더니 서예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고 틈틈이 선생님께 조언을 구하러 온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서예 방과 후 학생 수가 줄어 학교에서 서예교실을 없앤다고 했다. 예전에 서예 방과 후 공개수업에 갔었는데 아이들 수가 많이 없기는 했었다. 그러나 선생님의 지도 실력도 뛰어나시고 아이들이 집중하여 글씨를 써 보는 것도 미술 측면뿐만 아니라 정신 수양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요새 아이들은 참 바쁘다. 공개 수업에서도 방과 후 줄넘기 마치고 늦게 오는 아이, 영어, 수학, 태권도, 피아노 등등 학원 수업이 있다며 일찍 가는 아이들이 있었고 일곱 명 정도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여유 있게 글씨 쓰는 아이들은 우리 집 쌍둥이와 두 아이 정도였다.


같이 학교 보내는 친한 지인에게 서예 어떠냐고 떠 보았더니 서예는 이제 옛 학문이라고 답하신다. 서예학과에 간다고 해도 아이들이 뭘 해서 먹고살지 막막하다고 하시며 받아들이라고 하신다. 나만 아쉬운가? 우리 쌍둥이들만 하고 싶어 하나? 서예 교실이 없어진다니 아쉬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쌍둥이들이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온 힘을 다해 한 자 한 자 쓰는 서예교실이

너무나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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