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가 전학을 갔다.
나는 작아만 지던 시골 학교를 살려보겠다고 노력하던 학부모 회장이었었다. (아이가 따돌림당하던 그 시기에도) H의 어머니께 H까지 화장실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우리 아이에게 단체로 물을 뿌린 것을 항의하자 H를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셨다. 보통 문제행동으로 전화를 하면 “우리 아이가 했다는 증거 있나요?” 혹은 “우리 아이만 잘못했나요?” 이런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 처음 맞이한 책임 있는 행동에 얼음총에 맞은 것처럼 오히려 온몸과 마음이 얼음이 되는 것 같았다. 무엇을 기대했을까? 나는… 결국 H의 전학은 방향 없이 항의하던 나로 하여금 멈추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통제하려던 모든 행동을 멈추었다. 교실 내의 아이들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이미 반 전체적으로 퍼져 있는 분위기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리는 비는 그냥 맞기로 했다. 남을 해치고 때리는 못된 아이는 아니니 또한 아이는 학교에 남겠다고 하니 버티기로 했다. 그렇다고 도를 넘은 행동에 경고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쯤에서야 엄마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폭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한다면 난 누구를 대상으로 해야 할까? (한 두 명이 아닌데) 아이는 남고 싶다고 하는데 학폭을 하고 나면 결국 아무도 전학가지 않을 텐데 구성원이 바뀌지 않을 교실에서 아이를 더욱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다.
결국 엄마인 나는 아이의 교실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아이의 마음과 문제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이에게는 엄마의 영향이 훨씬 크단 생각에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었다. 방학에는 우리 집 삼둥이들을 모두 어린이집에 맡기고 아이와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 시간은 잘도 갔다. 그 해가 지나 다음 해에는 같은 반 아이들 열명 남짓에 남자 선생님이 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