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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Jan 12. 2022

 2학년을 마무리하며

-10년 육아 휴직기-

10년 전 뱃속 아기를 유산하고 1학기만 근무하고 떠났던 그 학교에 다시 일하게 되었다. 몸과 마음이 엉망이었던 그때 1학기만 하고 떠났다며 책임감이 없다는 한 선생님의 말은 비수처럼 마음에 꽂혀 있었다. 나 자신에게 증명하듯이 이젠 다른 학교에 가고 없으시지만 그 선생님들께 나 그런 사람 아니라는 듯이 나는 결근 한번 없이 학교를 다녔다.     

10년 육아 휴직 후 다시 돌아간 바로 그 학교! 


내 아이들도 1, 2학년이 3명이다. 2학년 아이들을 맡아 내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물론 집안 살림하랴 학교일 하랴 쉽진 않았지만 학교에서만큼은 핸드폰 한번 볼 틈 없이 학교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10년 만에 복직이라 학교 일에도 굴직굴직한 복병과 같은 힘든 일과 아이들끼리 싸우는 일들이 분명 있었는데 희안하게도 아이들도 예뻐 보이고 일들도 수월하게 넘어갔다. 10년동안 육아 휴직하면서 언젠가는 돌아가야지 했었는데 너무 쉬고 나와서 그런지 그리워하는 학교에 돌아왔다는 것이 기뻤나 보다.      


아차차 그리고 우먼 파워! 여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동학년도 한몫했다. 대체할 인력이 없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몸 관리하며 출근하는 동료 교사들! 그녀들은 10년 만에 온 나에게 늘 먼저 손 내밀어 주었다. 힘든 일 있으면 먼저 연락하라는 옆반 선생님, 그날 그날 필요한 학습지를 미리 준비해서 동학년 연구실에 두고 함께 공유했던 선생님들 덕분에 2학년 수업이 훨씬 수월했다.   

   

10년이 지났지만 학교에서 하는 가르치는 교육 활동, 아이들의 성향, 그리고 사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은 크게 변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끈끈하게 일로 맺어진 동학년 선생님들도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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